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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줘도 되겠니?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33
넬리 코드리치 필리피치 글, 다미얀 스테판치치 그림, 유수아 옮김 / 국민서관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내용이었어요.
길을 가다가 노숙자를 보면 피하기부터 했던 스스로에게 반성해 보네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포용해 주는 인성이 대단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오직 우리 아이만을 바라보지는 않았는지, 이기적인 생활을 자연스럽게 혹은 당연하듯이 누리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았어요.

우리 아이는 생소한 그림에 아주 집중을 했어요.
옛날 옛적에, 평범한 사람들이 아주 평범하게 살아가는 마을에 이방인 한 사람이 찾아왔어요.
알록달록한 외투를 걸치고 낡은 모자를 쓰고, 털보다 벼룩이 더 많아 보이는 삐쩍 마른 개 한 마리가 절뚝거리며 남자의 뒤를 따라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놀려 댔고, 아이들은 꼬치꼬치 캐물었어요.
하지만 남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공을 던져 남자의 모자를 날려 버리기도 하고, 큰 소리로 놀려 대기도 했어요.
"누가 그랬니?"
물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계단을 오르는 남자의 외투 자락을 잡아 당기는 소년으로 인해 남자는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말았어요.

우리 아이는 조바심을 내며 아주 긴장을 하더군요.
"엄마, 다치게 하면 안 되는 거지? 아프겠다."
어린이집에서 자신을 늘 괴롭히던 친구 생각이 났던지, 아이는 줄곧 얘기를 했어요.
계단 아래로 떨어진 남자는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어요.
남자는 다시 계단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어요.
소년은 줄곧 계단 위에서 기다리고 서 있었어요.
달아날 수도 있었지만, 혼나더라도 용감하게 기다리기로 한 모양이에요.
남자는 소년 앞에 멈춰 서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소년을 바라보았어요.
"널 안아 줘도 되겠니?"
당황한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고, 눈을 감았어요.
남자가 소년을 안았을 때, 그 포옹은 따뜻하고 더불어 사랑이었을 거예요.
남을 미워하기전에 두려움마저 녹인 포용력에 감동 받았어요.
아이들이 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요즘, 꼭 권해 보고 싶은 책이네요.
먼저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공격하는 행동이 얼마나 그릇된 잘못인지 배우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