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함을 때론 느끼는데, <칠성이>가 그랬어요.
듬직한 칠성이에게 격려를 보냈어요.
칠성이 얘기를 아이와 함께 나누었어요.
칠성이가 묵묵히 꾸준하게 자신의 몫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했지만, 싸움소의 운명이 그렇듯이 긴장을 늦추지 못했어요.
칠성이의 삶은 사람의 일생과 견주어도 될 만큼 감동과 슬픔이 전해졌어요.
책장을 넘기면 가득 채우는 칠성이의 위엄과 끈기, 눈빛이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들려 주는 것 같았어요.
황 영감이 칡소를 끌고 도축장에서 나왔기에, 칡소는 목숨을 부지했고 칠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황 영감의 싸움소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칠성이의 첫 출전 날은 싸움소가 된 지 삼 년 만이었다.
칠성이는 황 영감의 자랑이자 자존심이고 식구가 되었다.
그렇게 네 번의 경기를 모두 이겼다.
하반기 소싸움이 시작되었다.
칠성이는 태백산을 미친 듯이 달려가 목덜미를 들이받았다.
유일한 무기인 옥뿔을 태백산 목덜미에 박고는 목을 감아 돌렸다.
"언제 멈춰야 할지, 그걸 아직도 모르느냐. 네가 태백산을 끝내 버렸다. 더는 싸울 수
없게. 항복하고 도망치는 걸 쫓아가 결딴을 내다니! 비굴해도 안 되지만, 비겁한 건 용서받지 못한다."
칠성이와 천하가 등장하던 날, 경기장의 함성과 박수 소리가 전해 지는 것
같았어요.
이제 칠성이는 어찌 싸울지 걱정이 되었어요.
천하는 싸움에 능한 중년이고, 칠성이는 영리하고 힘이 넘치는 청년이었으니...
칠성이를 응원하면서 책장을 넘겼어요.
천하가 복종하자, 칠성이는 언제 멈춰야 할지 알았어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어요.
칠성이의 운명은 안타까웠지만, 그의 삶에 따뜻한 응원을 보냈어요.
그리고 싸움소로 다시 태어난 칠성이의 우직함과 끈기를 다시 생각해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