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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경제학
나카지마 다카노부 지음, 김숙이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11월
평점 :
결혼 7년차임에도 사실 "아줌마"라는 단어는 아직 반가운 건 아니다.
"진정한 아줌마는 지하철에 자리가 보이면 즉시 달려가야지."라며 장난기 섞인 남편의 농담도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탓일까, 점점 <아줌마> 대열에 입성하고 있는 것일까?
친구 중에는 노처녀로 자기 생활을 즐기고 있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주 큰 자부심은 생긴다.
"제1장 아줌마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서 여성이 아줌마가 될지 아닐지는 여성 자신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아줌마는 여성이 '여성다움'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을 때 태어난다?, '결혼과 출산'은 여성다움을 떨어뜨린다>라는 문구에는 반감이 생겨 좀 언잖았다.
아줌마가 '뻔뻔하다'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뻔뻔하다'는 것은 '거리낌이 없다'는 말이라지만, 역시 거부감이 생긴다.
지하철의 좌석에 빈틈이 있을 때, 혼잡한 여자 화장실보다 한산한 남자 화장실에 불쑥 들어가는 아줌마들을 '여성다움을 포기한' 존재라고 했는데, 좀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계속 반복되는 "아줌마들은 쓸 만한 물건을 건지려고 사람들을 마구 밀어젖히며 판매대로 돌진하거나,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값을 깎는 등 그야말로 여성다움을 포기한 아줌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는 글귀는 자꾸 거슬린다.
과연 아줌마를 경제인으로 인식하기는 하는 건지, 아줌마 존재를 무마시키는 건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아줌마를 사랑한다.
아줌마와 엄마이기도 한 나는, 사랑하는 내 가족을 위해 삶이 이루어지므로 더욱 행복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저씨에 대한 언급도 있다.
그 또한 그리 공감되는 건 아니었다.
요즘 아줌마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심어준 것에 만족해야겠다.
가족을 생각하고 자신을 꾸밀 줄 아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주체로 변화했다는 점에 아줌마에 대한 시각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