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불러낸 사람들 - 플라톤에서 몬드리안까지 안그라픽스 V 시리즈 1
문은배 지음 / 안그라픽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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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두 챕터로 되어 있다. 하나는 과학에서 색을 불러낸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의미를 부여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쉽게 색이라고 하면 화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1장에서는 색의 발견에 대해 기술하면서 철학자와 과학자의 예를 들고 있다. 색을 이야기 하면서 철학자와 과학자를 소개하다니, 독특하다. 그리고 2장은 시대에 따른 색의 의미들에 대해 설명한다.


과거에 색은 철학자들의 영역이었다. 플라톤은 '모든 것의 중심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며 물질은 단순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모든 주체는 '인간의 의식'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의 색에 대한 생각은 물질은 단순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사물을 보는 것 역시 인간의 의식이라서, 물체가 색을 가진 것이 아니라 눈에서 안광이 나가서 물체를 더듬어 색을 느끼는 것이라 주장한다. 반면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의식하든 안하든 물질은 물질 그 자체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플라톤의 색채관을 비판하면서 물체가 가진 고유한 색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론은 2천년이 지나고 철학자가 아닌 과학자 뉴턴에 의해 발전된다. 뉴턴은 광학이라는 분야를 연구하면서, 프리즘을 통해 빛은 분광한다. 그리고 빛은 7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고, 색상환을 만들어낸다. 즉, 뉴턴 이전의 사람들은 색은 태양빛이 변형되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반면, 그는 사실 백색광은 여러 빛이 합해서 만들어진것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철학자 괴테는 보색이라는 개념을 알아낸다.


화가들에게 색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 황금색은 황제의 색이었고, 화려함과 신성함을 나타낸다. 이는 동서양이 같았다. 황금이 들어간 단어는 고귀하고 완벽한 것을 의미했고, 황금 비율은 가장 아름다운 비례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성화에 금색이 많이 사용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황금보다 파란색을 더욱 귀하게 여겼다. 이유는 '울트라마린블루'라는 비싼 물감때문이었다. 이는 1킬로그램을 사려면 현재 돈으로 1500만원이나 줘야 했고,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사상가들에게 색채와 상징성을 바꾸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불은 빨간색, 공기는 파란색, 물은 초록색, 땅은 회색으로 규정했는데, 이렇게 되면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공기를 파란색으로 그리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었다. 당시 그림들이 환한 하늘이 없고 칙칙한 것은 비싼 물감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물감이 비싸다 보니 물감을 사용하는 계약서가 있었는데, 1온스당 금화 네개짜리 물감은 성모 마리아를 그릴때만 사용할 수 있었고 나머지 인물은 금화 한개짜리 물감을 사용하도록 교회에서 지침이 내려오기까지 했다. 르네상스 이후 색 이름에 블루가 들어가는 것은 귀한 대접을 받았는데, 그 예가 로열블루 블루칩, 블루라벨 등이다. 


이 외에 색으로 처음 원근법을 구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색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템페라 기법, 그리고 사랑에 빠지기 전후 피카소 그림의 색의 변화까지 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해 시대에 따라 색에 대한 인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며, 색채에 대해 여러가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색에 대해서도 과학, 예술, 정치, 사상, 문화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그림을 보더라도 어떤 의미로 그 색을 사용했는지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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