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과거에도 사련이 궁전 사이를 걷고 있으면 누구나 그를 무시했다. 다만 그 시절의 ‘무시’는 그와 나란히 걷지 않는다거나 먼저 말을 걸어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다들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건네는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다.
귀족 출신 아이들은 갖가지 보석으로 구슬치기를 하며 놀기도 했다. 보물이라면 질리도록 보아 온 사련은 반지를 가만히 살펴보았다. 아마도 금강석을 세공해 만든 것 같았다.반지의 형태는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존귀한 태자 시절, 사련은 선락국의 황궁에서 자랐다. 본디 선락국은 아름답고 진귀한 물건을 애호하는 풍조가 강했다. 더 나아가 황궁은 한층 화려하고 비범했다. 황금으로 세운 기둥과 옥으로 깎은 계단. 진기한 보물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넘쳐났다.
말은 그렇게 해도 한 팀장은 나를 말릴 생각은 없는 모양인지, 내가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을 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불을 완전히 걷어 낼 수 있도록 비켜 주기까지 했다. 나는 요즘 그의 집에서 잘 때 잠옷으로 입는 그의 셔츠를 허벅지 위로 당겨 내리며 침대를 벗어났다. 보드라운 이불의 감촉이 여운처럼 맨 살갗에 남았다.
“방해되시는 게 아니면, 가서 기다리는 동안 저도 내일 업무 준비하고….”“아니, 가서 파일만 전송할 거라 그럴 시간 없을 겁니다. 새벽에 가서 설칠 바엔 제대로 쉬고 내일 일하는 편이 효율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