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경을 본 우리 모두는 겁을 먹고 있었다. 만약 프렌더개스트가 없었다면 그쯤에서 항복하고 말았을 것이다.‘내가 놈을 상대하지. 가치 없이 죽고 싶지 않으면 너희들도 나를 따르라.’
연기가 걷힌 뒤에 보니 그곳은 마치 도살장처럼 변해 있었고 윌슨을 비롯한 여덟 명의 죄수가 서로 포개진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 광경은 지금 생각해도 속이 메스꺼울 정도다.-
우리는 선장실 옆에 붙은 특등실에 모여 자유의 몸이 된 것을 기뻐하며 떠들어 댔다. 방에는 벽장이 여럿 있었는데 가짜 목사 윌슨이 그중 한 벽장을 부수고 셰리주를 잔뜩 꺼냈다. 그런데 우리가 술을 따라 들이키려는 순간 갑자기 총성이 들리고 방 안은 연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평생 나를 옭아맸던 비밀이 폭로될 때는 네가 이 편지를 직접 읽길 바란다. 그러나 만일 모든 일이 무사히 해결된다면(전능하신 주여, 제발 그렇게 되도록 해주소서!) 그런데도 우연히 이 편지가 너의 손에 들어간다면 성스러운 모든 것과 사랑하는 네 어머니를 생각해서, 또한 그간 나눈 우리 부자간의 사랑을 생각해서 이걸 불태워 다시는 이 일을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아들에게수치스러운 비밀을 고백해야 하는 지금, 나는 솔직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내가 미치도록 괴로운 것은 법의 심판이 두렵거나 사회적인 지위, 명예를 잃을까봐도 아니다. 오로지 나만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네가 나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까 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