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점장 되고 관리하느라 그러는 건 알겠는데, 사람들 많이 신경 쓰지 마. 엄마만 힘들어. 인간관계, 거리 딱 두는 게 좋더라고. 동료든 친구든.”

‘가족은 어떻더냐?’라고 물으려다 참았다.

아들 말이 맞다. 선숙도 한때 사람 따위 믿지도 챙기지도 않았다. 믿을 건 개들뿐이라고, 방송 프로그램 제목처럼 개만이 훌륭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굳이 믿지 않아도 호의를 베푸는 게 가능하다는 걸 지금은 알고 있다. 그러자 까먹고 있던 일이 떠올랐다. - <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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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파오는 만주족의 긴 상의에서 유래한 옷이다. 혁명* 이전의 중국 여자들은 바지 위에 치파오를 덧입었다. 하지만지금은 1925년이고, 요즘 여자들은 긴 상의 밑에 바지는입지 않고 비단 스타킹만 달랑 신고 다닌다. 게다가 치파오도 전보다 훨씬 더 몸에 꼭 끼게 입는 것이 유행이다. 만약 우리 할머니가 이런 옷차림을 한 나를 보셨다면, 노발대발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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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 <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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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가 필요 없게 된 후에도, 나는 툭하면 유모의 넓은 무릎 위로 기어 올라가서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유모의 말투가 우리 집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다.
내가 네 살 때 유모는 시골로 돌아가야만 했다. 가끔 유모의 다정한 얼굴과 한없이 따뜻했던 품, 구수한 시골 말씨가 미칠 듯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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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갓난아기였을 때, 내 유모는 시골에서 올라온 튼튼한 아낙이었다. 유모는 자식을 잃고 젖이 남아돌았던 것이다. 유모의 품에 안겨 젖을 빨면서 유모가 흥얼거리는 자장가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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