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닌이에요. 페르닌 이글로우."
"이글로우라면………… 남작 가문이구나."
나는 아버지에게 배운 각 가문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지방 변두리에 위치한 말단 세습 가문. 동시에 물밑에서 일어나는 후계 싸움이 그 어떠한 곳보다 더러운 곳. 어린아이를 괴물의 숲에 버린 것만 해도 어떤 곳일지 짐작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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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살려……… 살려 주세요."
아이는 제 몸을 숨겨 주고 있던 수풀이 사라지자 바들바들 떨었다. 다리가 풀린 건지 도망갈 생각도 못 하고 흐느껴 울었다. 그게 페르닌과의 첫 만남이었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과 눈물에 젖은 얼굴. 내가 페르닌을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한심함이었다. 뭔가볼 생각도 없이 목숨을 구걸하는 게 우습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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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도와줘서 고마워요."
때 묻지 않은 나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사람의 말을 해서 안도감을 느낀 걸까. 페르닌은 괴물인 나를 상대로 두려움을 지워 낸 듯했다. 어쩌면 제 가문을 아는 자와 만나서 긴장이 풀린건지도 몰랐다.
"혹시 먹을 거 있으세요?"
한술 더 떠서 그리 묻기까지 했다. 그때는 얼마나 황당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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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후계 싸움의 패자구나."
나는 말을 하기 위해 몸 일부를 작게 갈라냈다. 이빨, 혀, 바람을 빨아들이고 내뱉을 숨구멍까지. 청회색 살덩어리가 갑자기 벌어지며 입이 생기자 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잡아먹다고 생각한 건지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트렸고 히끅거리며 딸꾹질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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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닌을 만난 건 내가 혼자 산 지 6년째 되던 날이었다.
괴물의 숲을 헤매고 있던 작은 아이. 그걸 발견하고 거두어 키운 괴물.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동화 같은 이야기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를 괴물이 돌봐 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그런상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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