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르."
나직이 흘러나온 목소리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다정함이 실려 있었다. 모국을 떠나 시드란 왕국에 도착한 지도 어언 한 달. 페르닌은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봤다. 왕은 페르닌에정식으로 작위 수여식을 열어 주려 했지만 페르닌은 그걸 미루고 곧장 섬으로 향했다.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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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페르닌은 ‘지금 이 순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는 잔잔한 파도 소리에 눈을 떴다. 페르닌은 동이 트지 않은 창밖을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기생생물이라는 걸 알리듯 그의 옆에는 이자르가 찰싹 달라붙어 자고 있었다.
하얀 이불자락에 흐트러진 머리칼로 눈이 갔다. 그것을 매만지던 페르닌은 다시 눈을 감았다.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그려졌다.
이토록 평온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그의 머릿속에 어린 시절이 스쳤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던 때와 대비되자 별것 아닌 이 순간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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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누구하고 할 건데?"
나직한 목소리가 섬뜩했다. 그를 밀어내자. 벗어나자. 그리 생각하면서도 내가 한 행동은 고작해야 고개를 옆으로 돌린 것뿐이었다. 그조차도 강한 자극 때문에 고개가 저절로어진 것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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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닌아, 나는 네가 나만 보면 좋겠다. 다른 사람은 보지 않았으면 해.]내 욕심을 있는 그대로 말해 봤다. 페르닌은 그러겠다고 말해 줬다. 하지만 상상은 상상일 뿐이다. 현실의 페르닌은 굳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가 손을 뻗었다. 엄지손가이 내 눈가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그 손끝이 조금 젖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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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를 못 내게 만드네."
그가 몸을 숙였다. 거절하고자 밀었음에도 묵직한 몸이 나를 짓눌렀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페르닌은 자신의 입술을 내게 문질렀다.
"네 멋대로 생각하는 건 상관없지만 착각은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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