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 - 짚풀 공예 신기방기 전통문화
정인수 지음, 최선혜 그림 / 분홍고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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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를 다룬 책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지식 전달'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아무리 쉽게 써도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전통문화=어렵다'는 편견이 깨졌다. 벼의 줄기인 짚과 풀로 물건을 만드는 짚 풀 공예에 대해 이렇게 쉽게 쓸 수 있구나, 우리 주변에 짚 풀로 만든 물건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읽으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감탄이 나왔다. 특히나 실제 사진과 삽화가 많이 삽입되어 흥미와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각 장마다 소개된 속담을 보면서 각각의 짚풀 공예 대한 조상들의 생각과 지혜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짚풀로 만든 것에 대해 아는 것은 금줄, 초가집, 키, 짚신 정도였다. 그런데 짚풀 공예품은 예상보다 훨씬 다양하다. 맑은 간장을 걸러내는 용수, 함진아비가 썼던 짚 안경, 여름에 치는 발 등 짚풀에 담긴 우리 전통문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패션 아이템 벙거지의 원조는 돼지 털이나 짚풀로 만든 것이었고, 망태 할아버지의 가방도 짚으로 만든 것이다.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어 흐뭇하다. 하나의 놀이처럼 생각하고 지나갈 줄다리기만 해도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었다. 암줄과 수줄이 따로 있고, 여자가 줄을 타고 넘어가면 줄이 끊어진다고 믿어 여자는 줄 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했다. 줄에 큰 효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긴 팀이 줄을 가져가 여러 용도로 썼다는 이야기까지......!

 옛것이라고, 우리 조상의 문화라고, 짚풀 공예를 무조건 찬양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될 것이다. 문명이 덜 발달되었던 시절, 우리 조상들이 짚풀 하나로도 얼마나 과학적으로 살아갔는지 말이다. 아이들이 읽도록 만들어진 책이지만, 어른들이 이런 종류의 책을 먼저 자발적으로 읽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로 들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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