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이의 페미니즘 다이어리
김고연주 지음, 김다정 그림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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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아이들 책 제목에 '페미니즘'을 달고 나온 작가와 출판사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과감한 시도 덕분에 궁금해서라도 이 책에 손이 갈 수밖에 없겠다. 특히 핑크와 공주 이야기를 좋아하고 옷에 관심 많은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런 책은 대환영이다.

서연이라는 이름보다 '여자애가'로 더 많이 불리는 주인공 아이를 보다보면, 문제의식과 궁금증이 절로 일어난다. 책 내용은 쉬우면서도 그 내용은 진중하다.

"널 좋아해서 그러는 거야."

"커서 누구랑 결혼할래?"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들었던 상황들에 대해 질문을 품게 된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하기"라고 끝나는 문체가 다소 불편했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인데 "~하기"로 끝나니 그 행동을 조장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담담하게 '머리 꽁꽁 묶어주기'보다 '머리 꽁꽁 묶어준다'라고 하는 게 읽는 입장에서는 더 편하고 화자의 마음으로 집중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서연이 캐릭터에 입혀진 '다홍색'이다. 제목도 다홍색이고 말이다.

그림 작가님께서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남성은 파랑, 여성은 빨강이라는 프레임이 강하다. 화장실 표시만 봐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서연이에게 다홍색 옷을 입히니, '페미니즘, 평등'의 느낌에서 거리가 멀어진다.

아이와 같이 읽기 참 좋은 책이었기에, 이 두 가지 아쉬움을 전해 본다.

개인적으로 남자아이 버전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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