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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도 않다는 착각
이은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7월
평점 :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아무렇지 않은 척’을 연기합니다. 슬퍼도 단단한 척, 아파도 웃는 척 버텨내는 시간 속에서 정작 내면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합니다. 이은실 작가의 『아무렇지도 않다는 착각』은 바로 그 지점, 우리가 애써 외면해 왔던 ‘내 마음의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저자는 대기업에서 27년간 보험심사와 고객 상담을 맡으며 타인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읽어내던 베테랑 전문가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치열한 일터 속에서 자신의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알아채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갑작스러운 퇴사 이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돌보기 시작한 저자의 기록은, 오늘날 번아웃과 무기력에 시달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닮아 있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모호한 위로 대신 당장 오늘부터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준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다독이는 색채 심리 처방부터 영혼의 허기를 채우는 따뜻한 국물 요리,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는 '2.2.2 식사 법칙'과 무기력을 끊어내는 '슬기로운 장보기 루틴'까지, 일상 속 오감을 활용한 재활 방법들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내 감정과 거리를 두고 "지금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회복의 시작임을 책은 나직이 속삭입니다.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텅 비고 헛헛한 분들, 스스로를 다정하게 돌보는 기술이 필요한 모든 분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