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
김효원 지음 / 이은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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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그런지, 제목을 보자마자 남일 같지 않아 집어 든 책입니다. 지금은 40대 후반의 완연한 도시인이 되었지만, 어릴 적 부모님의 밭일 도우며 투덜대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났거든요.
32년간 치열하게 기자 생활을 하던 저자가 갑작스럽게 생긴 강원도 영월의 100평 텃밭을 일구는 '5도 2촌'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흔한 감성 전원 소설이 아니라 모종을 얼려 먹고, 뽑아도 뽑아도 두 배로 자라는 잡초와 사투를 벌이는 현실 판 초보 농부의 뚝딱거림이 정말 유쾌하고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읽는 내내 "맞아, 농사가 그렇지!" 하고 무릎을 치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책은 아닙니다.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옛 일기장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저자는 아버지를 한 인간으로 온전히 이해하게 됩니다. 그 대목에서는 새벽마다 이슬 젖은 바짓자락으로 논밭을 둘러보시던 제 부모님의 뒷모습이 겹쳐 보여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보니 그 땀방울의 무게를 비로소 알겠더군요.
서툴게 심어도 결국 싹을 틔우는 자연의 정직함 속에서 저자가 발견한 위로와 사랑의 방식이 참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주말농장에 관심 있는 분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쳐 초록빛 힐링이 필요한 분들, 그리고 가만히 부모님 얼굴 한번 떠올려보고 싶은 모든 분께 가볍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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