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외출조차 특수대의 함정이었다. 결국 박해선은 사랑하는 남편도 장두영의 계략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가고 사랑하는 아들마저 잃고 의붓아들마저 총을 쏘아 살해한 불행한 여인이었다. 잔인한 역사의 한 가운데에 자신도 모르게 선택된 질곡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여인의 운명이 가혹하기만 하다.
역사란 기억되고 기록되어야 한다. 이렇게 누군가는 소설로라도 남겨두어야 한다.
하지만 그걸 다시 끄집어내어 기억해야 하는 사람들은 고통스럽다.
박해선이라는 여인을 통해 재현된 이 소설이 그저 소설일 수만 있었으면 좋았겠다.
'용서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복수도 아름다울 때가 있다'는 말에 잠시 분을 달랜다.
어쩌면 실제했을 수도 있었을 등장인물들에 삶에서 그들의 선택이 역사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곰곰히 되돌아보았다. 과연 박해선에게, 유다의 어머니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남았다. 김홍신작가라서 쓸 수 있었던 이 소설, 이 시대에 머물고 있는 모든이들이 꼭 읽어야 할 의무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