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은 계절보다 늦게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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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러시아 벌목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무국적 상태로 살아가는 고려인 후손들의 후원영상에서 이런 스토리가 피어날 수 있다니 저자의 마음이 눈꽃처럼 아름다워 슬픔이 차오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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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5도라는 온도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영하10도만 되어도 밖에 나가는게 두렵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이 계속되는 러시아의 벌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냥 소설이 아니고 실화란다. 북한은 외화벌이에 눈에 불을 켜는 족속들이 사는 땅이다.

그런 땅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이미 불행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땅으로 향하는 남자들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리영호도 홀로 고생하며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를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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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에 흐르는 피까지 얼어붙을 것같은 날씨에 벌목공들은 병이나고 사고가 나서 연일 죽어나간다.

영호가 살아남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렇게 번 돈의 거의 모두를 북한이 빼앗아가고 약간의 돈만을 고향의 어머니에게 보냈지만 편지와 함께 되돌아온다.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영호는 홀로 남겨졌다. 

러시아 벌목장에는 그런 남자들이 넘쳤다. 짐승처럼 죽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동료와 함께 벌목장을 탈출한다. 기차표도 없이 기차에 올라 들킬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구한 노인이 있었다. 그렇게 영호는 노인의 집으로 향하게 되고 그 곳에서 평생의 사랑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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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손녀인 소냐! 회령이 고향이었던 할아버지는 러시아에 정착했다가 고려인 이주정책으로 기차에 태워져 겨우 목숨을 건진 아기가 바로 할아버지였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아버지가 키워낸 소냐는 할아버지가 위기에서 구한 남자 영호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영호는 신분증도 없는 도망자의 신세였다. 그래서 그 사랑이 더 절절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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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의 곁에는 어린시절부터 그녀만을 바라본 파샤가 있었다. 하지만 소냐는 그저 친구라고만 생각했었다. 늘 그녀의 등만을 보고 기다려왔다는 파샤!

나는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외롭고 아름다운 사랑을 한 사람은 파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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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왜 항상 아름답게만 기억되는가. 그건 이루어지지 않았서일지 모른다.

잠깐의 인연으로 평생을 그리워했던 두 사람의 사랑의 여정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마지막 장을 향해 가면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둘이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이제 너무 늦어버린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잔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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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순결무구한 사랑의 이야기가 얼마만일까. 아마 젊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이런 사랑은 고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의 본질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하얀 눈은 땅에 떨어지기 전까지 너무 아름답다. 하지만 흙과 섞이고 밟히면서 아름다움을 잃는다. 이 책은 땅에 떨어지지 않은 순결한 눈을 닮았다. 때묻고 지친 마음에 잠시 하얀꽃이 머무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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