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먹다가 죽었는데, 저승에서 썸남을 만났다
커스티 그린우드 지음, 허선영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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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정말 햄버거를 먹다가 죽었다고? 하긴 이런 코미디같은 일들이 일어나는게 인생이긴 하지만 이렇게 죽었다면 정말 너무 웃기는 죽음이 아니던가.

누군가의 생사가 달린 일이 우습다고 표현하는 일은 좀 비인간적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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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스물 일곱의 델피는 햄버거를 먹다가 목에 걸려 죽었다. 그것도 고급 햄버거도 아니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싸구려 햄버거. 숨이 막혀오자 델피는 셀프 하임리히법-물론 어설프게-을 해보기도 했지만 

어림없었다. 그렇게 델피는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저승에 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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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가 눈을 뜬 곳은 빨래방이었다. 저승에 빨래방이 있었던가. 델피는 담당한 사후 치료사의 취향이 빨래방이란다. 메릿이라는 여자는 스물 여덟에 죽었다는데 저승에서 사후 치료사가 되어 맞은 첫 고객이 바로 델피였다. 메릿은 자신이 가진 권한중 단 한번만 쓸 수 있는, 망자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는 권한을 써서 델피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기로 한다. 단지 열흘안에 '조나ㅌ'라는 남자에게 키스를 받아와야 한다는 조건이다. 사실 델피는 남자친구도 그냥 친구도 없고 심지어 아직 처녀의 몸을 지녔을만큼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저승의 빨래망이 있는 에버모어에서 잠깐 스쳤던 남자 조나에게 키스를 받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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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라는 남자는 착오로 잠깐 저승에 왔다가 이승으로 돌아간 남자이다. 이름도 '조나 ㅌ'까지만 알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남자에게 키스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델피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못해본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델피는 조나라는 이름을 검색하지만 수백만명이 있다. 시간은 열흘뿐인데 이렇게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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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사는 바람둥이 쿠퍼-그의 방에 드나드는 여자가 한 둘이 아니다-가 도움을 주기로 한다.

물론 댓가가 필요하다. 부모님이 만나보라는 여자를 떨쳐내려면 가짜 애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역할을 델피가 해주기로 하고 매일 집안에서 컴퓨터로 뭔가를 하는 쿠퍼가 조나는 찾는 일을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 조나는 델피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 매일 아침 조깅을 한다는 사실을 안 델피는 그가 나타날 시간에 맞춰 공원에 가보기도 하고 댄서와 모델일을 하는 현장을 가보기도 하지만 한 발씩 늦어 놓치곤 한다. 그런 와중에도 델피는 여든이 훌쩍 넘은 옆 집 윤씨 아저씨를 돌보는 일을 잊지는 않는다. 말을 하지 못하고 이제 치매증상까지 시작된 윤씨 아저씨를 돌본지는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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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나와 만나기는 했다. 조급해진 델피가 자신에게 키스를 해달라고 부탁하자 조나는 미친 여자를 만난듯 서둘러 도망친다. 이제 델피는 다시 살아날 가망이 없다.

조나를 찾아주는 일을 도왔던 쿠퍼와 도리어 친해지면서 결국 델피의 첫경험의 남자가 되었다.

섹스가 이렇게 멋진 일인걸 델피는 늦게 알았다. 이제 살날이 며칠 남지 않았을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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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였지만 쌍둥이인 여동생 엠이 죽고나자 글을 쓰지 않았다.

델피와 이웃으로 살면서는 서로 으르렁 거리는 사이였다. 그 일들도 사실 엠이 죽은 후 견디기 힘들었던 쿠퍼가 신경이 예민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된다.

사실 쿠퍼는 멋진 부모님을 두었고 지니어스 했으며 델피와 함께 조나를 찾는 여정을 하면서 델피를 사랑하게 되었다. 델피 역시 쿠퍼를 사랑하게되었지만.

저승으로 끌려가기 겨우 몇 분 전 두 사람에게 큰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둘은 함께 저승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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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폭염이 들끓는 런던이 무대여서 함께 땀을 흘렸다.

하지만 다시 살아나기 위해 조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니 지금 살아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멀리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늘 늦게서야 깨달음이 오기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이렇게 알게된다.

홀로사는 윤씨 할아버지를 돌보는 델피는 상을 받아야 마땅하다.

코미디같이 시작된 소설은 감동으로 막을 내린다. 하루를 꼬박 에어컨 앞에서 정신없이 읽었던 멋진 소설이다.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그래야 이 폭염을 견디면서 열심히 살아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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