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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뉴스를 통해서 평생 모은 우표를 기부한 교도소의 수감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회에서 죄를 짓고 회색빛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자신이 다시금 사회에 속죄하고 환원하는 마음을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교도소에서 수감자외에도 교도관들도 있습니다. 요즘 교도관의 폭행이나 인권유린에 관한 내용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수감자의 인권은 그동안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통해 꾸준히 향상되어 왔고, 인권위가 생기면서 수감자의 최소한의 인권은 보호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소설책속에는 사형수와 교도관의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예전에 읽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는 모든 사람은 자기합리와 정당화를 한다고 합니다. 사형수도 사람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고 자신을 그렇게 정당화한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으로부터 진정으로 마음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고요. 18세의 사형수 야마이는 신혼부부를 죽이고 세상에 대한 모든 희망을 놓아버립니다. 항소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를 지켜본 교도관은 자신이 겪어온 고아시절과 그동안 힘들게 살아오면서도 아름다운 세상이 있음을 야마이에게 가르쳐줍니다. 매일 같이 생활하는 교도관은 수감자를 통제하는 입장이지만, 어찌보면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스님,목사,신부님의 설교보다도 교도관 자신이 살아 온 이야기를 통해 수감자들에게 더 동감을 가질 수 있지요. 어렸을때 고아원에서 만난 원장님으로 부터 사랑을 배우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을 사형수 야마이에게 책과 음악을 통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이 오늘날처럼 가치관이 상실되고 혼란과 무질서 투성인 것은 같이 살고 있는 사회 구성원 책임이 큽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계속되고 경쟁만 부축이는 사회에서는 없고 가난한 사람은 희망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비이성적인 사회는 그동안 너무나 이성만 믿고 삭막한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힘은 인간에게 필요한 감성과 따뜻함을 끄집어 내 줍니다. 아마도 야마이에게 예술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삶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교도관이 수감자에게 느끼는 애증은 아마도 교도관으로서 삶을 반영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형수를 사형시키는 교도관의 인권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형을 집행한 사람은 몇일간 힘든 나날을 보낸다고 합니다. 흉악한 범죄인을 보면 사형제도가 필요함을 역설하지만, 사형제도와 관련한 또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해보면 사형제도 존립의 문제도 이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범죄인을 양성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