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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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티베트에 관한 책을 세권째 읽는 중이다. [달라이라마 평전- 클로드B 르방송 저, 바움]에 대한 서평은 내 블로그에 올려놓았고, [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샤론베글리 저, 북섬]은 지금 읽고 있는 중이다. [달라이라마 평전]은 역대 달라이라마와 지금의 달라이라마의 이야기가 나온다. 달라이라마와 다른 한편의 축인 판첸라마의 경쟁구도, 티베트의 정치역학적 관계도 엿볼 수 있었다. [달라이라마, 마음이 뇌에게 묻다]는 달라이라마와 뇌과학들간의 토론으로 현대과학이 불교의 명상수행간의 관계, 특히 마음수행이 뇌에 가져오는 변화(가소성)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실 이번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에서도 달라이라마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달라이라마를 다룬 부분은 1988년6월15일의 '스트라스부르 연설'부분이 고작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티베트의 독립운동사이자, 중국의 티베트에 대한 만행의 인권보고서 성격을 띠고 있다.
티베트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동병상련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3년이 되었지만, 한반도 긴장완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일제로부터 36년간의 기나긴 억압을 받고 백성과 국토는 완전 피폐해졌었다. 우리 민족을 말살하기 위해 온갖 만행을 다 저지르고, 우리 국토의 자원도 일본의 제국주의 야심에 이용되었다. 400페이지 이상의 두꺼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역사를 보는 것 같다. 공산주의 중국도 제국주의 일본과 다르지 않았다. 한 나라를 짓밟고 병합하는데에는 이념도 필요없어 보인다. 인민 대중을 위하고 평등을 강조하는 공산주의에서도 똑같이 억압하고 탄압했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한 1949년부터 티베트 독립운동을 완전히 제압한 1969년까지 20년동안 티베트를 파괴하는 행위는 상상이상이었다. 불교의 사원도 모두 없애고, 중요한 문화유산은 약탈해갔다. 티베트 백성에 대한 인권탄압은 입에 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지금도 티베트는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하고 있지만, 달라이라마의 비폭력 자치운동에 반대하며 폭력투쟁으로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도 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부터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듣고 있지만, 나름의 논리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이에 대한 반박도 잘 나와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티베트에 대한 인권탄압이 문화대혁명 와중의 행위로 축소하려하지만 문화대혁명이전부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지금도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이 책에는 티베트에 관한 그동안 국제정세와 각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티베트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에도 일침을 가한다. 특히 영국이나 인도의 비협조적, 안일한 대처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가지 주목되는 부분은 중국이 티베트에 대한 침공과 그토록 티베트 복속을 원하는 이유가 한국전으로 인한 미국과 대결양상도 한몫을 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티베트를 미국이나 연합국의 손에 넘어가면 중국에게는 엄청난 위협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중국은 티베트를 포기하지 않고 지형적 군사적 요충지를 확보하고 물질적 자원확보에 큰 무게를 둔 모양이다.
국제정세와 강대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약소국의 설움이다. 티베트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겪었던 아픈 과거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강대국의 틈에 끼어있는 남과 북의 운명도 우리 민족 스스로 개척해야 간다. 아직도 주변 강대국은 우리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어쩌면 우리 민족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바른 국제정세를 읽어가며 자주적 국가발전을 위해서라도 티베트를 교훈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인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우리 민족이기에 티베트 민족에 대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큰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