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평전
클로드 B. 르방송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달라이라마 평전'을 통해 그동안 어슴푸레하게 알고 있던 티베트와 달라이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어찌보면 '달라이라마'라는 존재는 티베트역사와 운명을 함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의 1부에서는 역대 달라이라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2부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달라이라마를 다루고 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로 '달라이 라마'일대기를 다룬 방송에서 어린 나이에 공식즉위하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나는데, 책에서는 14대 달라이라마의 선정과정부터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14대 달라이라마는 두살때 후계자로 지목되고 다섯살때 공식즉위했으며
열다섯 나이에 중국침공이 있었다고 한다.
 
티베트인들은 달라이라마를 아직도 '붓다의 존재'라는 의미로 '퀸뒨'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 책의 흥미로운 또다른 관점으로 티벳불교의 다른 한 축인 '판첸라마'(아미타보살의 화신)가
나오는데, 달라이라마(관세음보살의 화신)와 긴장 보완관계를 역사적 사건과 함께 다루고 있다.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정교일치 사회에서 그가 가지는 위상은 엄청난 것이었지만,
조국 티베트가 가난하고 위난에 봉착한 단계에서는 그 역시 힘든 고통을 같이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의 또 다른 야욕 '서남공정'으로 인한 계속된 침략으로
결국은 인도의 외진 지역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설립하게 된다.
중국은 몽고 원나라가 13세기에 티베트를 잠깐 지배한 것을 가지고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억지에 가까운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티베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지하자원과 수자원, 인도와의 전략적 위치점령,
핵기지와 군사기지를 갖지 위한 명분일 뿐이다. 우리 고대사, 고구려도 자기네 역사로
왜곡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을 줄기차게 시도하고 있는 시점에서 동병상련 느낌마저 든다.
달라이라마가 포탈라궁을 떠나는 모습에서는
일제의 수탈속에 조선의 마지막 임금과 왕자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제국주의 각축장속에 약소국들은 흥망의 부침을 계속하며,
자신들의 주권과 백성들의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아직도 신제국주의 강대국사이에서 우리나라도 비슷한 처지가 아닌지 생각해 한다.
미국의 통상압력 앞에 쇠고기 검역주권을 손쉽게 내주고,
일본이 또다시 독도의 영토주권을 운운해도 특별한 대책 하나 없고,
중국은 일국의 대통령순방에도 외교적 결례를 서슴치 않는 것을 보면
강대국사이에서 약소국이 겪는 설움을 실감한다.
 
티베트와 달라이라마 역시 중국에 맞서 오랜세월동안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의 유혈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티베트내부에서는 폭력적 투쟁노선을 주장하는
젊은 층도 있지만, 달라이라마는 인도의 간디처럼 비폭력 평화투쟁을 강조하며 나아가
완전자치구 실현이라는 중도주의를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서는 독립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비난도 있지만, 먼 장래를 내다보고 최소한 자국민의 희생을 줄이기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세계의 마지막 분단국인 우리 한반도역시 적대적 관계를 벗어나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언제까지 자신들만의 권력욕으로 민족의 앞날을 망치려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완전통일이 안된다면 차선책이라도 1민족 2국가 체제를 유지하며 강대국사이에서
우리 민족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다시금
우리민족에도 달라이라마가 보여주는 탁월한 리더쉽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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