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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인문학 - 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
얼 쇼리스 지음, 이병곤.고병헌.임정아 옮김 / 이매진 / 2006년 11월
평점 :
두툼한 노란색표지의 ''희망의 인문학''..이 책을 받아들고
기대반,우려반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읽어나갔다.
[가난한자들을 위한 부]라는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책을 펴는 순간, 빡빡한 글자속에 그리스 원전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와 내용이 심상치않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
전 세계는 신 자유주의 경제체제 전환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FTA 반대집회, 노동자 농민의 생존을 위한 파업등,
사회는 갈수록 삭막하기만 하고, 여기에, 국민의 과반수이상이
중산층이 아닌 빈곤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만큼 상대적 박탈감이 위험수준에 와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시장에 의한 레세페르사상은
공정하고 완전한 자유경쟁을 전제로 한다.
처음부터 불공정한 출발점, 불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에 대해
가난한 자는 계속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는 없을까.
저자는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에 관심을 가지면서, 먼저
기존의 빈곤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가가 빈곤층을 위한다는 정책은 ''교육''이 아닌 ''훈련''을 통해
쥐꼬리만 한 임금으로 부유,중산층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복지정책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떠들어댄다.
그렇다면, 클레멘트코스가 빈곤층을 위한 타개책이 될 수 있나,
일반인들조차 어려워 하는 고대 그리스 원전과 서양의 인문 역사에
대한 공부가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통해 가난한 자들의 사고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
가난을 대물림 시키지 않기위해, 건전하고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먼저라고 보는 것이다. 자신감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오고,
두려움은 그 대상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하면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와 그 지지자들은 사회구조적 문제를 인정하면서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방법이 아닌 점진적인 개혁을 꿈꾸는 듯 하다.
즉,사회적 약자, 빈곤층에게 자기성찰적 사고능력을 배양시켜
공적인 세계로 들어가도록 교육시킨다. 문화적 소양을 체득시켜
열심히 노력하고 잘 살려는 열정을 심어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의문이 들었다,
과연 이러한 과정들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여부와
우리나라에 맞는 교육과정(역사,교양)이 필요하지않나 하는점이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과 장애를 없애거나
최소한 그 출발점은 어느정도는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고,
교육과정속에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관이 충실히 포함되어야 한다,
근래,또 하나의 화두가 "행복"이다.
그 만큼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과 , 힘들어 하는 삶이 많다는 말인데,
가난한 사람들에게 행복의 눈높이을 자꾸 낮추라고 강요하지말고,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부의 재분배에 대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과
인문학의 힘은 다른 영역에 지속적인 사유의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제는 우리만의 클레멘트코스를
만들고 다듬어 정착시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