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 어이구 내자식 ]

우리 조부모세대는 자식이 열, 부모 세대는 넷은 기본, 우리 세대는 하나 아니면 둘,
자식교육에 관한 열정들은 한결같으나, 그 양적, 질적인 면은 처음부터 차이가 확연하다.
삼,사십대 학부모들 태반이 요즘처럼 유치원을 다니지도 않았고, 그냥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았다. 학교 다니면서도 학원하나 다닐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과외,학원,조기 유학이라는 열풍이 불어 온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자식이 한둘이라서 그런지, 그에 대한 정성은 도가 지나칠 정도인지 오래다.

[ 무엇이 뭔지 알 수 없네 ]

주5일 근무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 1순위가 사교육시장이라는
어느 교수님의 주장을 들어보면, 그렇게 특별한 과외 한번 받아보지 못한 부모들이,
갑자기 늘어나는 여유시간을 어찌할 줄 모르고, 자녀들에게 학원수만 늘려 되도록이면
부모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덜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한다.
사실 과외나 학원은 진정 자녀가 관심을 보이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재능과 관심은 자녀가 ''잘 놀아야'' 알 수가 있다고 하던데.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 잘 논다는 것이 뭘까 ]

우리 민족은 3일만 놀면 불안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여행도 3박4일이 그렇게 많은가 보다.
첫날은 정말 기분이 좋아 어쩔줄 모르다가 보내고, 둘째날은 계획없이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보내고,셋째날은 벌써 돌아가서 해야할 일을 걱정하다 보내고, 넷째날은 아쉬움을 안고 오히려 피곤에 지쳐 지나간다..내가 그렇다. 그런데 정말 잘 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고,재미를 통해 창의력이 생긴다.
< 놀이의 핵심은 ''창의력''이다. >
창의력은 사전의 해석처럼, 갑자기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 아니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김정운교수는
창의력을 ''아주 익숙한 것을 다른 맥락에 놓아 새롭게 느끼게 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한다.

[ 재미있는 놀이터 ]

느티나무의 박영숙관장님은 이를 잘 알고 계셨나 보다.
박관장님은 아이들을 잘 놀 수 있는 공간(놀이터)을 ''도서관''으로 정하고, 그 놀이터 속에
아이들이 재미나게 놀 수 있도록 놀이기구를 만들어간다.
책은 기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방도 꾸미고 그네도.미끄럼틀도,콩나물 시루도 만들어 간다. 아이 키높이 세면대등. 배고프면 즉석에서 먹을 것도 만들어 주고,
그냥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분위기와 환경만 만들어 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알아서 쑥쑥 커간다. 스스로 배우고 자라는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의 재능을 관심있게 바라보며, 믿어주는 것외에는 없다.

[ 엄마학교 먼저 ]

이번 도서를 읽고 나서 부끄러운 부모의 자화상을 보았다. 나는 책이 그렇게 많은 용도로
쓰일 줄 몰랐다. 또한 틀에 박힌 책읽기에서 자유로워질 권리도 배웠다.
어찌보면 아이가 책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여 책을 아이보다 소중하게 취급했는지도 모른다. 박관장님처럼 도서관이라는 놀이터의 구성원은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어른 아이 할것없이 서로 배우는 곳이다.
내가 자녀보다 낫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엄마가 먼저 잘 놀 줄 알아야 하고, 아이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놀이터도
만들어 보고,그 속에서 친구가 되어야 한다. 아마도 엄마학교를 다시 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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