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아이 유치원에서는 '동화전달'이라는 숙제가 있습니다.
초롱초롱 눈망울로 선생님의 이야기를 쫑긋거리며 열심히 듣고
집에와서 다시 엄마에게 들려주신 이야기를 해줍니다.
엄마는 아이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어 유치원에 보내주면
선생님은 원문을 노트에 붙여,다시한번 확인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선생님이 보내주신 원문과 다시 대조해보면서,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집니다. "요녀석 선생님이 이야기할때 헛짓 했구나,
주인공이 바뀌고,등장동물도 맘대로" 그래도 아이의 상상력이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정말 재미있게 노는만큼 상상력은 무한대로..
동화전달을 잘 하라는 격려로 이번 책을 건네주었더니,뒤치락거리며
만져보고,넘겨보며 어느새 책속에 푹 빠져있는 아이를 봅니다.
동물원에 있어야 할 사자가 도서관에 왜 나타났을까요?
우리 아이만큼이나, 호기심이 많은 사자임에는 틀림이 없네요.
어른들의 눈에는 걱정이 먼저 들고, 도망이라도 가야할 형편이라
더이상 어떠한 상상력은 발휘되지도 않겠죠. 얼른 쫓아버려야 하니까.
직원인 맥비씨는 메리웨더관장님께 보고하고 쫓을 궁리만 하죠.
관장님을 도우려다 규칙을 어기게 된 사자가 떠나자, 사람들은 사자를
기다리고,맥비씨 역시 다시 사자를 나서, 새로운 규칙을 알려줍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으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무미건조해지고, 주객이 전도되어 버리는지
이 책을 통해서에서도 잘 알 수 있죠. 아이들이 없는 도서관, 생기를
잃어버린 도서관에 책만 있으면 무얼 할까요.
문득,작년에 우리 클럽에서 소개된,느티나무 어린이도서관장님인,
박영숙선생님이 쓰신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가 떠오릅니다.
박관장님은 아이들을 잘 놀 수 있는 공간(놀이터)을 '도서관'으로 정하고,
그 놀이터 속에 아이들이 재미나게 놀 수 있도록 놀이기구를 만들어주죠.
책은 기본, 아이들의 눈높이에 방도 꾸미고 그네도.미끄럼틀도 만들죠.
아이 키높이 세면대등. 배고프면 즉석에서 먹을 것도 만들어 주고,
그냥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분위기와 환경만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알아서 쑥쑥 커가죠. 스스로 배우고 자라는 것입니다.
부모나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의 재능을 관심있게 바라보며,
믿어주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없죠.
마음껏 상상력을 키우며 놀기만 하면 되는거죠.
도서관에 온 사자는 규칙만 잘 지키면 입장할 수 있다는 메리웨더관장님의
사자는 도서관에서 어린아이들을 보살펴 주며, 들려주는 이야기도 열심히
경청하죠. 도서관은 아이와 사자에게 최고의 놀이터가 됩니다.
책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자나 아이들은 알고보면 똑같죠.
그런데,우리 주위에 대부분 도서관은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보고 즐길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조금만 소리내면 여기저기에서 눈총을
받고 제재를 당하죠.다시한번 우리의 도서관 문화를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