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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구절구절 읽는 순간마다 손과 눈을 책에서 뗄 수가 없어지고, 표현이 너무 생생하고 보는 내내 절절해서 서늘한 한기가 스쳐가는 중에도 식은 땀이 흘렀다. 무슨 이런 파격적이면서도 적나라한 문자들의 연장선이 다 있을까 싶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우리 시대에 이런 문학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반갑고 마구 좋아지는 그런 책이었다.
내가 아는 한에서, 꽤 증상이 심각한 ADHD증상을 가진 분이라면, 재능이 있음에도 이렇게 완성도 높은 글을 쓰기 힘들텐데, 저자의 행보를 보면, 마치 그 솔직함과 용기에 하늘도 감탄해서 길을 내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어 줄 것인지 얼핏 짐작만 해봐도 마음이 감격스러워지고 울컥한 마음이 밀려온다.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앓고 기꺼이 치유하고픈 마음을 내는 것, 그리고 끝없는 고통의 과정을 실천해내는 것. 그것이 글쓰는 사람들의 숙명이자 사명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찢어지는 심정이기도 하다.
표지에 분명히 “정지음 에세이”라고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지보다 내용이 궁금한 나머지 책을 펼쳐 닥치는 대로 읽다 보니, 처음엔 소설책인 줄 알고 봤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실감나고 실제로 겪지 않고서 쓸 수 없는 글이었다.
역시나 에세이였다. 브런치북 8회 대상 수상작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난 아직 역대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들을 그리 많이 접하진 않은 것 같은데, 이 책이 내게 안겨준 충격과 여파로, 뒤늦게 CSI 빙의하여 관심을 갖고 역대 대상 수상작 위주로 리스트를 뽑아 보았더니, 그 중엔 내가 봤던 책들도 있었다.
이 책 포함해서 수상작들이 내게 준 감흥을 표현해보자면, 사람들의 안목이란 ‘역시는 역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빨이 ‘와! 예술이다! 장난 없네!’싶어서 통쾌함에 무릎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면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성인 4명 중 1명이 ADHD 증상을 가진 채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이는 충격적으로 많은 수치다. 그런데 한국은 특히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한평생을 자신의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수없는 입사와 퇴사의 반복으로 주변에 걱정을 끼치는 말썽쟁이,
금새 질려서 이거 하다가 다른 걸 알아 보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곳곳에 피해를 끼치고, 이해 받을 수도 없는 행동을 본의 아니게 하게 되는 ‘성인 ADHD’를 겪는 이들이 거치는 수난은 이밖에도 수도 없다. 누군가 이 책을 읽으며, 상처 받지 않고 ‘나도 혹시 그래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성공한 거라고 본다.
사실 읽기 전부터 그 기준점을 내 나름대로 마음에 새기고 읽어 나갔었는데, 적어도 내 시선 안에서 이 책은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미 성공한 책이기도 했다.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로 이 책을 설명하기엔 너무 약하다.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도 부끄럽지 않고, 자부심이 들 만한 책이었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전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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