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재미있는 글, 출판사에서 원하는 글도 재미있는 글이잖아요. 그간극을 줄이는 방향으로 잘 개선해봐야 하는데그 일이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한번은 겪어야하는 과정 같기도 해요. 고민과 좌절 없이는 얻기 어려운 경지 같거든요. 자기객관화라는 게.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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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를 향한 내 마음을 채반에 받쳐 거른다면 무엇이남을까. 너무나 많은 불순물들이 섞여 있어 나조차도 내마음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럴 리 없는데도가끔 내가 경우를 향한 증오를 숨기고 있는 게 아닌지 진지하게 나 자신에게 물었다. - P228

몸이 없는 존재들의 아우성을 오롯이 느끼며 나는 삶이 지겹다고 생각했다. 죽은 후에도 아픔이 이어진다는것을 미리 알게 된 삶은 줄곧 아득하고 막막했으니까. 남들이 모르는 것을 감지한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었다. 나는 나이를 먹어도 지혜나 연륜 같은 건 터득하지 못하고외로움과 아득함만 깨닫고 있었다. - P249

죽은 자와 다름없는 삶이라고 내가 아무리 주장해봤자나는 살아 있다. 아무리 떨어도 내 체온은 36.5도인 것이다. 이 반성 없는 몸으로 앞으로도 살아가겠지. 이런 내가이호에게 손을 내밀어도 되는지, 자신이 없었다.
"정말 고마워요, 형."
이호가 내게 말했다. - P261

어디선가 따듯한 바람이 불어왔다. 나의 심연에서 바람이 휘돌며 서서히 내 몸을 녹였다. 이런 온기를 오래전부터 꿈꿔왔지만 막상 따스함을 느끼니 내게는 이런 안온함을 누릴 자격이 없는 것 같아 괴로워졌다. 하지만 익숙해지기를 바랐다. 부디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지기를. 햇빛을 쬐면 정화되기를. 경우 없는 세상에서도.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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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그 잠깐도 초조해서계단을 두칸, 세칸씩 성큼성큼 뛰어내렸다. 평생에 걸쳐조금씩 나눠 써야 할 분량의 용기를 나는 그날 어머니를구하는 데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용기라는 것은 내 삶에서 완전히 고갈된 자원이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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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일 때 그는 49퍼센트를 준비한다. 의도한대로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예술이기에 사람의 노력 뒤에 여백이 존재함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일에는 100퍼센트를 목표로 삼고 달린다. 스스로 통제할 수있는 일,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에는 나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의미는 그렇게 달라진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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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나를 평가하거나훈계를 늘어놓는 사람보다는 나를 믿고 지지해줄 사람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요청하시면 좋겠어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분명 누군가가 있을 거예요.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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