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이렇게 살아간다.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슬픔과 부딪혀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잊힌다.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한 번 먹었던 마음, 경황없이 닥친 슬픔, 되새기고 싶지 않은 아픔 등등을 고스란히 기억해야 한다면 그것도 참 끔찍한 일이다. 잊을 건 미련 없이 잊어버리고 살아야 한다. - P212
중개는 그냥 단순히 ‘중개‘가 아니다. 의뢰인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담겨있던 계획과 기대를 현실로 가능하게 하는 활동이다. 기대치를 낮추게 했든, 금전적 부담을 확대하게 했든 그 어려운 ‘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중개사의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법률적 조언과 안전장치 마련등 중개사의 개별 능력에 따라 많은 것을 서비스할 수 있다.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 계약이 성사되면 성취감이 꿈틀꿈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 P21
오직 지금만이 나의 것이구나. 어제의 나, 내일의 나는 물론 바로 오늘, 잠시 후의 나조차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진짜다. 죽음이 매 순간 곁을 맴돌지라도 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 있다. 당신도 부디 오늘은 살아 있어주길 바란다. 어제의 상처에 짓눌리지 말고 내일의 불안에 무너지지도 말고, 계속 지금 이 순간만은 살아 있자. - P122
때로 삶은 더럽고 비루한 방식으로 우리의 따귀를 치지만, 옳은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로 인해 근본적으로 훼손되지는 않는다. 옳은 사람들은 늘 위기와 복병에 맞닥뜨리지만,그 모든 것을 딛고 끝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 P37
삶이나 현장이나 매한가지다. 먼저 가본 자와 나중에 그 길을 걷는 자가 서로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을 봐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본 자라서 품고 있는 두려움과 안 가본 자라서 끓어오르는 용기를 서로 나누고 자극을 주고받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평행선처럼 걸어가면서도 같은 수평선과 지평선을 나란히바라볼 수 있는 관계를 꿈꾼다. - P54
그날은 딱 이정도로 쌀쌀한 날이었다. 어제의 쌀쌀함도 내일의 쌀쌀함도 아니고 딱 오늘 정도의 쌀쌀한 온도와 바람. 나만 알 수 있는 똑같은 날씨를 만나면 나는 잠시 그 어느 날로 돌아간다. 돌아가서 따뜻한 밥과 국과 물과 아이스크림과 새 칫솔을 떠올린 뒤 다시 나온다. - P95
나는 밥을 먹는 것까지.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고. 그게 사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거나 대단한 미래를 꿈꾸며 살지는 않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어차피 바꿀 수 없고 오늘 나는 그 어느날의 나보다 괜찮으니까. 가진 것을 생각하면.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