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하지만 내게는 아예 말도 걸어 주질 않아. 아들놈도 아들놈이래서 이 별채에서 하루 종일, 후후훗, 이렇게 고양이나 저 계집을돌봐 주고 있다네. 여자로서 이제 막 피려는 나이니 못생겨도 한창예뻐 보일 때지. 여자의 전성기는 스물에서 서른이라느니 서른 중반은 돼야 제대로 농익었다고 한다지만, 나처럼 나이 든 노인은 저정도로 젊은 쪽이 좋아. 저쪽도 자네처럼 젊은 남자보다 내 쪽이 좋남자는 이상한 동물이라서 젊었을 때는 묘하게 연상에 끌리기도하는데, 여자도 그건 매한가지. 남자건 여자건 나이를 먹으면 상대방은 되도록 젊은 쪽이 바람직하지. 요컨대 기운이 남아돌 때는 상대방에게 나누어 주고, 부족해지면 상대방에게 나눠 받는 모양이라할 수 있네.
다고 생각할 걸세.
한창때가 지난 여자에게 남자가 눈길도 주지 않듯이 여자도 나같은 노인네에게는 차가워진다.. 우리 며느리가 좋은 예지. 예전에는 뭔가 선물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시아버지에게 드리라고 하던사랑스러운 며느리였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지만 시어머니와는사이가 좋지 않아서 나도 음으로 양으로 뭐든 감싸 줬지. 그런데 어떤가. 그 며느리가 서른을 넘어서부터 갑자기 쌀쌀맞아진 걸세. 오히려 사이가 나빴던 할망구하고는 그래도 같은 여자라고 뭔가 이야지, 가게에 얼굴을 내밀면 노골적으로 거북한 표정을 짓는다네. 그무릎에 앉혀 놓고 세월을 보내는 걸세.
이놈도 암커이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