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머니는 내게 말했다.
"내 말 잘 들어. 이 드넓은 세상에서 네 꿈을 방해할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어. 바로 너 자신……."
나는 목표를 크게 잡고 보우딘대학교에 지원했다. 보우딘대학교는브런즈윅 해군기지에서 2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명문예술 대학교였다. 브런즈윅에서 자랐으므로 보우딘대학교를 동경해왔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쯤으로 여겨왔었다.
1983년 봄, 보우딘대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나는 편지를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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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입학 대기자 명단에 들어갔대요."
SNL 이아버지는 내 목소리에서 실망한 기색을 느꼈을 것이다.
"보우딘대학교의 입학대기자 명단에 들어간 것만 해도 그리 나쁘진않잖아?"
"입학허가를 받은 건 아니잖아요. 챌리너 선생님이 말하기를……."
"챌리너 선생이 누구냐?"
"입학 상담 교사요. 챌리너 선생님은 제가 학자금 원조를 받지 않아도 됐다면 입학허가를 받았을 거라고 했어요." 1 EK나는 그 말을 하자마자 곧 후회했다. 아버지는 느닷없이 고환을 차인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버지의 신조는 ‘절제, 집중, 자긍심‘ 이었다. 내가 아버지의 자기방어적인 자긍심에 구멍을 냈고, 아들에게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믿어온 아버지의 신념에 금이 가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