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베트남
안경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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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베트남, 안경환 지음, 세종서적


작년부터 베트남 수출 업무를 맡게 되었다. 덕분에 나랑 같은 또래의 CEO와 친구가 되었고, 올해는 박람회 참석을 위해 호치민, 하노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에 속해 있는 나라이다. 주변국가인 태국과 라오스는 가 보았는데, 사람들이 정이 많고 참 따뜻한 나라였다. 일로서 만난 베트남 사람도 참 괜찮은 사람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왜 그런 성향인지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안경환님은 와대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베트남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에서 근무하여 일명 상사맨으로 베트남에 진출하였고, 퇴직후에는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국제학교 이사장을 역임했고, 하노이 대학의 대외담당 총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베트남의 현대를 보고 경험한 사람으로서 아주경제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기초로 하여, 베트남을 6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여 이 책을 썼다. 그래서인지 프롤로그부터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베트남에 대한 그 어떤 책보다고 값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이 우리와 많이 닮은 점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과 무역 규모가 큰나라가 미국, 베트남, 중국이고, 2022년 현재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 베트남이라고 한다. 게다가 베트남이 제 1외국어로 한국어를 편입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처럼 남북이 분단되어 있을 때 북베트남군에 의한 남부 사이공(현재 호찌민)의 통일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북부 사람들이 북쪽의 공산정권이 싫어서 남쪽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1975년 남부로 이주해 온 북쪽 사람들은 정부 부처, 국영기업체의 고위직, 석유공사, 은행, 항공사 등 베트남 경제에서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부사람들은 북쪽 사람들에게 불만을 품고 있고, 북쪽 사람들은 남쪽 사람들을 자본주의가 때가 남아 있고, 자신들이 혁명을 위해 고생하는 동안 호의호식하며 편안하게 살아온 자들이라고 폄하하는 등 남과 북의 지역감정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남북 간의 지역감정이 없어졌다고 한다.


베트남도 우리나라 처럼 성이 먼저 오고 이름이 뒤에 온다. '성+중간 이름+이름'으로 쓰며, 부를 때에는 마지막에 있는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이름 중간에 티(Th)가 붙으며 여자, 반(Vn)이 붙으면 남자 이름이라고 한다. 내 거래처 명함을 보니 여자는 중간 이름에 모두 Th가 들어 있다. 베트남의 성씨는 14개 성씨가 인구의 90%를 차지한다고 한다. 역시 내가 아는 사람도 부이 (Bùi), 반 (Phan) 씨이다. 거래처 대표면 성을 붙여서 김대표님, 윤대표님 이렇게 부르는데, 이름을 부르는게 맞나 건방진거 아닌가 싶었는데 베트남은 그게 문화라고 하니 이제 편하게 이름을 불러도 될 것 같다.


베트남 민족은 자존심인 세다고 한다. 중국, 일본, 프랑스 등 외세의 침략에도 5천년 동안 굳건이 나라를 지켜왔으니 자존심도 세고, 민족의식도 강하다고 한다. 만약에 외국인과 베트남 사람이 운전 중에 사고가 났다고 하면 과실을 따지지도 않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베트남 사람 편을 든다고 한다. 경제 개방 초창기에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베트남 직원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인격을 무시하는 언행을 해서 노사분규가 심각하게 났던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충청북도에서는 최근에 베트남 호치민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베트남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 수출 활성화를 위해 지원사업도 많이 하고 있다. 상공회의소 주체 행사에 가 보니, 베트남은 경제발전과 외국인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외국인 투자 기업에 상당한 세제 혜택도 있었다. 자기들 말로는 규제가 많이 완화되었고, 행정업무도 많이 빨라졌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만만디이다. 사회주의국가이다 보니 반드시 공산당원과 함께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일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이 책에도 이런 내용이 나오는데, 그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사회주의 혁명 완수를 위한 것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민족 생존을 위해 과거의 문을 닫고 미래로 나아가자(Let's close the door of ths past and look for the future)고 이야기 하는데, 그 이면에는 잠깐 과저의 문을 닫아두는 것이고, 언제라도 과저의 문을 열고 하나씩 들추어 낼 수 도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와 같은 불교 문화권이고 오랫동안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지만, 중국에 대한 저항의식이 만만치 않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중국과 무역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저품질의 중국제품들, 중국 관광객의 안하무인적인 태로로 인해 감정이 상했다고 한다. 특히 식품가지고 장난을 많이 치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인지라 베트남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베트남에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수출을 위한 문턱이 많이 높아졌고, 서류 심사도 까다로워졌다. 덕분에 K-food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니 우리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베트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출생률이 0.67이지만 베트남 출생률은 2정도이고, 매일 평균적으로 3800명이 태어나며 인구가 1억명에 도달한다고 하니, 베트남 수출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베트남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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