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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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고윤 지음, 딥앤와이드


이 책의 저자는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무기력, 우울, 죽고 싶은 마음이 들고 나서야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문제 하나조차도 타인의 의견 없이 혼자 결정내리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왔음을 깨닫았다고 한다. 프롤로그에 써 있는 것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불행이나 스트레스는 어쩌면 다른 사람이 나의 삶을 움직일 때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남이 시키는 대로 혹은 남이 기대하는 대로 살면 100% 잘할 수도 없고, 인정받기 어려우니 우리 삶에 스트레스가 덮치게 된다는 말에 동의한다. 매일 후회하고, 낙심하다, 때론 무기력증에 빠진 이유가 어쩌면 내 삶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20대 때 읽었던 책 중에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이 있다. 사람마다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다르다. 이 책에서는 사랑을 느끼는 언어를 선물, 봉사, 인정, 함께하는 시간, 스킨십 5가지로 얘기하고 있는데 그 중 나는 인정이 나왔다. 타인, 특히 부모님에게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썼던 일기나 친구들에게 썼던 편지를 들여다 보면 인정받는 딸로 살기위해 열심히 살려고 했던 모습이 보인다. 칭찬에 인색했던 부모님에게 내가 받은 상장과 장학금은 그저 당연한 것일 뿐이었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마음 한 쪽은 늘 힘들었고, 스트레스가 많은 삶이었다.


존경하는 김미경 강사님 강의와 책을 보면, 나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나 자신인데, 왜 나의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냐고 했다. 조선시대 발명왕 장영실은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이 죄일 뿐, 남이 알아 주지 않는게 무슨 죄냐고 말했다고 한다. 장영실의 가치관은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정이었다. 관노라는 타고난 운명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으로 성장해 온 인물이었다. 여성을 차별하던 시대에 노벨상을 받았던 마리 퀴리,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운명을 탓하고, 시대를 탓하며 좌절하는 것은 남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나를 밀어 넣는 격이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취해야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요즘 사람들은 유투브를 통해 전문지식, 사회적인 이슈나 TV나 영화 줄거리까지 습득한다. 우리 아들도 마블영화를 보기 전에 유투버가 정리한 내용을 몇번이고 유심히 들여다 본다.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한참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친구 한명이 3문장으로 짧게 정리해서 올리며 하는 말이 'AI가 이렇게 정리 해 주네"였다. 깜짝 놀랐다. AI가 신세계를 열고 있긴 하지만, 그 수많은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까지 AI의 힘을 빌려야 하다니! 저자의 말처럼 정보를 나의 것으로 소화하는데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나'라는 존재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투영하여 앞으로 '진짜 사색한 것'을 내 생각으로 여겨야 한다. 남이 정리한 지식을 마치 내 것인냥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삶으로 녹여낸 지식이 진정한 '앎'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말처럼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아는 것이다.'


로버트 슐러 목사님은 비관주의자는 '봐야 믿을 것'이라는 이성주의적 사고와 '믿을 때 보게 될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통찰력있게 설명했다. 비관주의자는 어떻게든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와 그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지만, 낙관주의자는 믿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상상할 수 없는 긍정적인 결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 안에는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실천적 소양이 있기 때문이다.


니체는 망각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잊고 싶은 순간들이 종종 있다. 흔히 흑역사라고 하는 순간들이 갑자기 떠오를 때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 진다. 니체의 말처럼 나의 실수조차 잊어버릴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버린 과거에 얽매어 있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과거의 실수에 연연해하지 말고, 털어버릴 뻔뻔함을 장착해 보아야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의 내면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위인 54명의 철학적 사고 60개를 소개하고 있다. 수천년 전에 살았던 분들의 이야기가 현재 내 삶에 적용되니 신기하다. 세상의 모든 지혜를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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