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벽 - 노화를 늦추고 긍정적으로 지내기 위한 뇌의 올바른 사용법
와다 히데키 지음, 허영주 옮김, 김철중 감수 / 지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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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벽, 와다 히데키 지음, 지상사

우리나라 60대이상 노인인구의 1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라고 한다. 드라마에서 치매환자는 어느날 갑자기 치매에 걸려 난폭해지고, 앞뒤 분간 못하고, 주위사람을 도둑놈으로 몰고, 거친 언동을 쏟아내기도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건강하게 잘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큰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TV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에 치매 걸린 할아버지가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내용과 함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수첩을 항상 소지해 다니며, 평생 하고 싶었던 발레를 배우러 다니는 모습이 나온다. 뻣뻣하게 굳어 버린 몸이고, 깜빡깜빡 기억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고, 가족들이 반대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발레를 배우며 행복해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와다 히데키님은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정신과 의사로 노인정신의학, 정신분석학, 집단정신요법학을 전문으로 다루고, 항노하와 상담에 강한 고령자 전문 정신과 전문의로 30년이상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분이다. 저자의 전공을 살려 이 책의 <치매의 벽>에는 치매에 대한 의학적인 지식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의 표지에 '노화를 늦추고 긍정적으로 지내기 위한 뇌의 올바른 사용법'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이 책을 딱 한마디로 설명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치매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꽤 많음을 알게 되었다.

노인성 치매는 젊을 때 발생한 치매와 달리 발생 후 매우 서서히 진행된다고 한다. 30대에 뇌 위축이 진행되고, 40대에 인지기능 저하와 나쁜 단백질의 축적이 이루어 지고, 20년 동안 건강한 상태에서 경도 인지 장애를 거쳐, 60~70대에 치매가 될 정도로 진행속도가 늦다. 그러니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이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치매환자는 통상적으로는 온순해지고 조용해진다고 한다. 창가에 말없이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는 어르신을 보고, 본인 뿐 아니라 주위에서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음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외출했다가 길을 잃거나 집을 못찾아오고 배회하는 경우는 실제로는 전체 치매환자의 1~2%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치매 초기에는 운동 능력에 문제가 없어 평소처럼 걸어서 외출하지만, 치매가 진행되면 오히려 온순해져서 외출을 안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나이드신 치매 환자가 집에 틀어박혀 다리, 허리가 점점 약해지고, 허약상태에 빠지는 것이 더 문제라고 한다. 실제 많은 어르신들이 신체능력, 운동능력이 떨어져서 누워 지내시다가, 연하기능 특히 삼키는 기능이 저하되어 결국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초기에는 기억력은 쇠퇴하지만 지능수준 즉 판단력과 사고능력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니 치매진단을 받더라도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계속해서 혼자 살 수 있는 환자도 많다고 한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나 아버지를 혼자 사시는게 안스러워 자녀의 집으로 모시고 오면 오히려 낯선 환경에 더 혼란스러고 불안한 감정이 커지게 된다. 특히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주위에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과 약점을 보이고 싶지 않은 생각이 더해져서 기분이 점점 더 나빠지고, 풀이 죽어 간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분이 있어 마음이 착찹했다. 환자가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싫은 감정, 불쾌한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읽었다. 꼭 명심해야겠다. 다른 사람들과 논쟁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 전두엽을 자극해서 뇌의 출력 훈련에 좋다고 한다. 이 부분도 명심해야겠다.

오늘까지 할 수 있었던 일이 내일 갑자기 할 수 없게 되는 일은 없으니 하루라도 더 할 수 있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계속하게 해야한다는 것을 가족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 명심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치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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