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자고 했지 무례해도 된단 말은 안 했는데 - 예의 있게 일잘러 되는 법
박창선 지음 / 찌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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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자고 했지 무례해도 된단 말은 안 했는데, 박창선 지음, 찌판사


무례함은 나와 타인의 세상이 충돌하며 생기는 사고라고 한다. 하지만 대체 왜 저러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 상처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무례가 공격처럼 느껴지지만 무례를 범하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세상을 계속 살아갈 뿐 무례하다는 걸 모른다. 무례함은 3가지 특징이 있다고 한다. 화를 내기엔 너무 사소하고, 논리가 끼어들기엔 너무 순식간에 벌어지며, 상대방도 나름의 논리와 상식에서 나온 행동이다. 무례함의 특징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프로로그부터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공격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나하나 꼬투리 잡긴 힘들지만 종합적인 경험이 주는 불쾌감이란게 있는데, 그게 무례함이라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딱 이거다. 공격을 목적으로 무례하게 구는 사람은 진짜 나쁜 사람이다. 하지만 너무 사소한 것들이라서 네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미미한 실수와 행동들이 모이고 모여서 덩어리가 커지면 불쾌함이 쌓이고 쌓여 무례하다고 느끼고, 그사람은 나에게만 빌런이 된다. 자꾸 신경이 쓰이고, 괴롭고, 상처를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때문에 그러냐는 큰 의미가 없다.


무례한 사람이 권력을 쥘 때만큼 힘든 상황이 있을까? 이들은 동료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몰고가며, 그것을 자신의 방파제로 삼고, 파벌을 만든다. 이렇게 씌워진 프레임은 깨뜨리는 것은 쉽지 않다. 방법은 간단하다. 도망치거나 싸우거나. 싸우기로 마음먹었다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어야 한단다. 쉽지 않다. 내려가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으며 일만 하는 사리가 되어야하는데, 마음이 약한 나는 막장을 보지 못했다. 여전히 나에게 무례하게 굴고 나는 신경쓰지 않으려 하지만,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속이 쓰리다. 암튼 저자는 이 방법을 쓸 때에는 이렇게까지 애써야할 가치가 있는 직장에서만 쓸 것을 이야기 한다.


'9장 이럴 거면 만나자고 하지를 마세요'는 내 경험담 같았다. 벤처기업을 만들고 대기업에 미팅을 엄청 다녔다. 1시간 열심히 PT를 하고, 미팅을 한 후에 관심있어 하면서 실무진 통해서 연락하겠다고 해 놓고 연락이 없는 곳도 있고, 샘플을 보내주면 검토한다고 해서 수차례 샘플을 요청해서 전달했는데, 피드백이 없는 곳도 많았다.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에 대기업에 다니는 직원이지, 사람이 대기업은 아니지 않은가? 막말로 대기업 뱃지 떼고 1:1로 만나면 그 우월감이 여전히 남아 있을까 분명히 그쪽의 요청에 의해 미팅을 간 것인데 예의 없는 행동에 아연실색하고 돌아오기를 여러번, 다시는 그런 미팅에 가고 싶지 않다. 저자는 관계를 위한 최소한의 보험은 상대가 나에게 써준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존중이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본인들은 회사에서 일하다 회의실에 모인 것이지만, 나는 왕복 2시간을 운전했고, PT 준비를 했고, 미팅을 다녀왔다. 수개월 혹은 몇년 후 내가 한 제안들을 사업화한 걸 보고 이런 XXX들이 있나 싶었다.


문장의 개수와 헛소리의 확률은 비례한다는 말은 다소 충격적이긴 하지만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이다. 특히 말하면서 자신에게 취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내뱉은 말은 다시 귀로 듣게 되고, 내 말을 스스로 되새김질하다 문장 속으로 침몰하게 되고, 너무 많은 단어와 정보들이 쏟아지면서 길을 잃고, 듣는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간단하게 운을 떼었는데, 어느새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도취되어 듣는 사람들이 그 말에 동의를 하는지 혹은 불편해 하는지, 심지어 지겨워하는지 상관하지 않고 오직 말하기에만 급급해진다. 그러다 흥분하면 텐션이 높아지면서 말실수를 한다. 그러다 듣는 사람은 상처를 받게 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아주 명쾌하게 설명했다. 상대가 몹시 뜨거워져 있다면 갓 구운 고구마를 이리저리 손으로 굴리다 던져버리는 것처럼 말을 흘러 들어야 한단다. 꼭 쥐고 있으면 손이 데이듯이 상처받게 된단다.


중요한 것은 무례한 언어에 대응하고 싶다면, 듣는 즉시 "방금 그 말은 조금 상처가 될 것 같습니다." 라고 차분하게 대응해야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바로 사과를 한다면, 정중히 받고 웃으며 흥분하셔서 그런 거 안다고 넘어가면 된다. 이렇게 쿨해야 하는 거구나. 내 기분을 표출한 기회를 놓치면 나혼자 끙끙 앓게 될 뿐이다. 무례함은 소용돌이와 같아서 빠져나올 타이밍을 찾지 못하면 말려든다는 말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불편함들은 아니다 싶은 그 순간에 툭 잘라내야 한다는 말을 명심해야 겠다.


실수가 무례로, 무례가 오해로 번지게 되는 경험을 해 본 사람들, 나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거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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