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 -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본격 밑(MEET) 작업
이철원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MZ세대와 라떼 사장님이 함께 만드는 조직문화, 이철원 지음, 슬로미디어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by 피터 드러커


사기업, 연구소, 학교, 국가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 왔다. 벤처기업을 만들고 임원으로 일하다 보니, 조직문화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존경하는 피터 드러커나, IBM의 부활의 신화를 일으켜던 루 거스너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그룹의 총괄대표님도 조직 문화에 대해서 늘 강조한다.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수습기간을 3개월 두고, 1년 정도는 우리 문화를 익히게 하고, 책임이나 의사 결정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분위기 파악을 하며, 이 조직에서 내가 할 일을 고민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벤처기업이다 보니 우리 조직에 근무한 연수도 짧고 들쑥날쑥하는 직원도 많고, 모기업의 조직 문화로 융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 그룹은 시스템이 매우 독특하여 다른 법인과도 곧잘 함께 일을 한다. T/F 팀처럼 일에 따라 이리저리 얽히고 섥힌다. 협업없이는 어떤 일도 잘 해 낼 수 없다. 누가 무슨 일을 하면 내가 무엇을 도와 줄 수 있을지 생각하고 협업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문화가 깨지는 것이 느껴졌다. 슬프게도 저자가 말하는 '워킹좀비'가 출현한 것이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고, 돈만 많이 주면 다하지, 돈을 조금 주니 그렇지 라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저자는 개인과 회사를 막론하고 모든 문제의 종착역이 마치 돈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세태에 대해 개탄한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 귀결되는 세상은 정말 괜찮은걸까? 그러니 사이코패스 오너나 상사의 갑질, 인격모독, 따돌림 같은 문제에 대해 찍소리 못하고, 방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인간다움은 사단()이 갖추어져 있을 때 발휘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처지에서 보고 공감하는 능력(측은지심),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시비지심), 자신의 과오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진심으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수오지심,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다름 사람에 그 공을 돌리는 겸손함(사양지심)인데, 이부분을 읽으며 다시금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심리학자로버트 치알디니는 "돈은 쉽게 눈에 띄는 동기이기 때문에 주로 거론될 뿐이며, 실제로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본문 41쪽). 실제 내가 보기에도 연봉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일을 하거나 개선을 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불평만 쏟아내는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8:2 파레트의 법칙처럼 10~20% 아무리 소수에 의해 사회든 조직이 이끌어진다고 해도,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분위기에 화가 났다. 가족보다 직장 동료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있는데 내가 속한 환경이, 동료가 나를 힘들게 하고, 사기를 저하시킨다면, 그래서 나까지 무기력한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내 생에 가장 빛나야 할 황금기를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성장도 멈춘 회사에서 단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유만 장착한 워킹 좀비 상태로 살아야 한다면 슬프지 않은가?(본문 37쪽). 이부분을 읽으면서 20년 전 지하철 타고 출근하며 열심히 읽었던 피터 드러커의 책에서 읽었던 지식 근로자에 대한 이야기가 떠 올랐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좋고, 보람되고, 이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있다. 그래서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이 감사하다.


성장이 멈추지 않아 새로운 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니 내부 빈자리는 없지만 채용이 끊이지 않고, 일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그 질과 밀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회사와 개인 서로 끈끈한 내면으로 연결되어 있는 회사,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헤쳐 나간다는 교집합에 마음으로 동의했기에 위기를 맞으면 모두가 똘똘 뭉쳐, 회사의 경영성과는 요동치지만 장지적으로 보면 꾸준히 우상향하는 회사, 그러다 한 번씩 퀀텀 점프가 일어나면 구성원 모두가 성취감이라는 도파민 파티를 하는 회사(본문 48쪽)! 저자가 예로 들은 어느 회사의 조직문화에 감동이 일었다. 내가 꿈꾸던 회사, 최근까지도 우리회사의 조직문화라고 믿었던 모습이기도 하다.


저자는 조직문화의 본질을 이야기 하면서 강조한 MEET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Motivation(동기), emotion(감성), environment(환경), trust(신뢰) 이 네 가지 외에 또 무엇이 더 필요할까? 조직문화는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문화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노답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조직문화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더이상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이 없어지기를 소망한다. 벤처회사를 만들고, 연구소 인증을 받고, 수출을 하고, 국가 과제를 따고, 특허를 내고, 공장을 지어 우리가 연구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도파민 파티를 했던 그때를 떠올려 본다. 가슴 벅찬던 그때의 기억들을 우리 직원들도 느낄 수 있는 조직문화를 어떻게 다시 세울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