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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 좋은땅 / 2022년 7월
평점 :
노인과 바다: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좋은땅
'노인과 바다'는 고등학교 때 입시를 위해 읽었던 것 같다. 대략 줄거리도 알고 있지만 다시 읽을 기회가 없었다. 이 포스팅을 하기위해 글감에서 '노인과 바다'가 무려 5846개가 검색된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보았거나 들어보았을 책이라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고민곤 님은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 검정위원, 대입 수능 외국어 영역 검토위원, EBS 교재 검토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이다. 그래서 고민곤 님의 <노인과 바다>는 기존의 번역서와는 다르다. 이 책에는 영어 원문 외에도 한글로 된 번역이 아닌 해설이 같이 실려 있다.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되는 나라인 쿠바의 역사, 문화 뿐만 아니라 헤밍웨이의 생애에 대한 설명까기 곁들여져 있어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고등학교 학생 뿐 아니라, 예전에 읽어보았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조금 더 자세히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첫 부분의 온갖 시련과 고난을 견뎌내었던 성경에 나오는 욥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노인은 소년이 다섯 살 때부터 고기 잡는 법을 배웠지만 40일간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에게 다른 배를 타라고 하며 한다. 아마도 고기 잡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은 84일간 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빈 배로 집으로 돌아왔고, 소년이 저녁에 노인의 집에 갔을 때마다 고기를 잡지 못해 슬퍼하는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고 어부로서 성공하지 못한 인생이었다. 밀가루 부대 조각으로 여러 군데 기운 돛대에 둘둘 말려 있는 돛은 노인의 현재 모습과 비슷하다. 힘없고 연약한 존재였지만, 그의 눈빛은 살아 있고, 젊은 어부들 못지 않았으며, 강인하고 지칠 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내가 아는 얘기는 거기까지 였다. 그런데 노인이 40일간 고기를 잡지 못한 상황은 노아가 홍수를 피해 방주에서 인내한 시간,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던 모세가 정작 본인은 약속의 땅을 밟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지금껏 이렇게 연결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다른 각도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낡고 옛날 방식의 어업을 하는 노인에게 고기잡는 법을 배우는 것보다 생산적인 배에서 어업을 배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소년은 다른 배를 타면서 고기를 많이 잡았지만, 저녁마다 노인의 집을 찾았을까? 소년에게 노인은 어떤 존재였고, 노인은 그런 소년에게 어떤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까? 예전에 노인과 바다를 읽을 때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삶에 대한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과서에서 입시를 위해 외웠던 시, 소설 등의 책 제목을 떠올리며 문득 다시 한 번죽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