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기도는 힘이 세다! - 응답 없음에 지쳐 있는 당신에게
강정훈 지음 / 두란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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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래도, 기도는 힘이 세다, 강정훈 지음, 두란노


기도에 대한 신앙서적을 보면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을 담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무릎이 낙타무릎처럼 될 정도로 무릎꿇고 앉아 간구하고 간구하는 모습이 기도의 모습으로 소개된다. 설교를 듣다 보면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는 성경을 인용하며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는 나의 정성이 부족한 것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기독교 신앙이 우리의 전통적 구복신앙과 연계되어 잘못해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님은 어떻게 기도해야하는지를 잘 알고 계시니 늘, 확실히 기도응답을 받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저자는 프롤로그에 "나는 기도에 상처가 있는 목사다"라고 밝히고 있다. 20일 금식기도와 담임 목사 가정을 위해 교회 성도들이 130일간 릴레이 금식기도를 했지만, 기도 노동, 수고에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해 실망하거나 지쳐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해답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는 기도의 방법이 아니라 목적이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기도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우리의 기도는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던 예수님의 기도와 대조적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거나, 되고 싶고, 혹은 가지고 싶은 것들을 구하고 구한다. 전적으로 초점이 나에게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맘 때 쯤이면 대입을 앞둔 자녀를 위한 기도를 집중적으로 한다. 대학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언젠가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서, "이런 기도는 절집가서 기도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하는 내용을 들을 적이 있다. 대입정원은 정해져 있으니, 내가 열심히 기도해서 내 자녀가 합격한다면 누군가는 떨어질 수 있다는 거다. 단순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목적을 위해 기도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도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20년 전 즈음에, <야베스의 기도>라는 책을 읽고, 야베스처럼 기도해야지 하며 열심히 기도한 적이 있다. 야베스처럼 지경을 넓혀달라고 열심히 기도했고, 더 많은 일을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기도하면 가시적으로 응답받는 것을 순간순간 경험했던 10대, 20대의 나의 기도는 매우 단순하고 원색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를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더 많은 일을 감당함에 있어 나의 욕심이 개입되어 있었던 것 같다. 명예, 부와 같은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야베스의 비전을 품는 기도는 하나님의 손에 인도받는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굴의 영혼을 위한 기도처럼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 멀리 하게 해달라고(잠30:8) 기도해야겠다. 나이 들면서 내가 해야할 기도는 나의 삶이 온전히 하나님을 향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도록, 하나님과 마음이 합한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도제목이 하나 더 생겼다. "내가 그렇게 못 살았어도 자녀를 위해서는 기도라고 크게 해 주자."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내 자손을 위한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땅에서 축복받으며 살기보다는 내가 복의 통로가 되도록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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