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되어가는 순간 - 최선의 나를 찾아서
헤르만 헤세 지음, 이민수 옮김 / 생각속의집 / 2020년 12월
평점 :

내가 되어가는 순간, 헤르만 헤세 잠언집,
이민수 편역, 생각속의집
헤르만 헤세의 책은 <수레바퀴 밑에서>, <데미안> 등 중고등학교 시절 몇 권 읽기는 했지만, 그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2020년 연말, 2021년 연초에 오래간만에 헤르만 헤세의 책을 잠언집으로 만나서 읽으니 반갑기도 하고, 기분이 새롭습니다. 선교사의 아들이었던 헤르만 헤세는 수도원 학교에서 시인이 되기 위해 도망쳐 나와 시계 공장, 서점에서 일하면서 20대 초반부터 작품 활도을 시작했고, 칼 융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은 후 내면으로 가는 길을 추구하였고, 힘든 청소년기를 거쳐 60차례의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그림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림을 그리기가 자기돌봄을 위한 동행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헤르만 헤세의 글에는 깊은 내면의 성찰이 담겨져 있는 듯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아이의 식사를 챙겨놓고 부리나케 출근하여 일과 회의를 반복하여 직장에 있다가 어떤 날은 저녁먹는 것도 잊어린 채 일을 하다가 배고프다고 언제 집에 오냐는 아이의 전화를 받고 퇴근하기도 합니다. 늦은 저녁 식사를 챙겨주고 설거지를 하고 긁적대며 뭔가를 하다보면 새벽 1~2시.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지만 아주 가끔씩은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짜라투스라를 통해 온갖 인생의 우회로를 가더라도 너희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우라고 했습니다. 갈 지자로 인생을 가더라도, 혹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고 있더라도 나의 내면의 소리를 따라 내 인생을 제대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챙기고 다독거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헤르만 헤세가 쓴 <데미안>, <싯타르타>, <유리알유희> 등 11편의 소설, 3편의 시, 26편의 서간문과 에세이에서 주옥같은 문장들을 뽑아 나를 찾는다는 것의 의미, 나를 발견한다는 것, 다시 태어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줄 한줄 허투로 읽을 문장이 아니기에 꽤 오래 생각하며 몇날 몇일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산책을 하고, 밖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라는 <수레바퀴 밑에서>에 나오는 문장을 읽을 때에는 한 박자 쉬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깨달은 사람의 의무는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더욱 확고해지는 것이는 <데미안>에 나오는 문장, 인생의 책임은 나 혼자 지고 가야한다는 <게르투르트>에 나오는 문장을 읽을 때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고통을 잘 견디는 사람은 인생의 반 이상을 산 사람들이라며 괴로워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은 완전하게 사는 것이라는 <차라투스ㄹ트라의 귀환>의 문장을 읽을 때에는 힘든 시간을 잘 버티고 대견하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잠언집을 읽다보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유리알 유희>를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챙기며 나를 위로하는 마음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해 드립니다. 나를 찾고 내가 되어 가다보면 지금금까지 잘 해 왔듯이 앞으로의 우리 인생도 멋지게 이끌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