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와 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권희민.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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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아! 와 어?

조수자 권희민 지음, 문학나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는다고? 2명의 저자가 쓴 "아!와 어?"는 묘한 궁금증과 끌림을 이끌어 냅니다. 책 앞부분에는 툇마루에 마주하고 앉아 있는 중년 남녀의 사진이 나오는데 딱봐도 부부이구나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신학을 공부하였고 소설가로 활동 중인 아내 조수자(어?)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공학박사,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했던 남편 권희민(아!) 입니다.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두 부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미역국 하나를 놓고도 인문학을 하는 아내는 밥과 빵의 인문학에 대해 논하며 서양인은 겨울 동안 자란 밀을 주식으로 하고 동양인은 뜨거운 태양과 물의 에너지로 자란 쌀을 주식으로 하며, 기독교에서는 빵을 나누며 성찬식을 하고, 불교에서는 쌀로 공양하는 것으로 보아 먹는다는 행위를 신성화했음을 알 수 있다고 얘기 합니다. 반면 과학을 하는 남편은 식물은 탄산가스와 물을 원료로 하고 태양에서 오는 빝을 이용하여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들고, 모든 것의 원천이 태양이고, 핵융합반응, 수소와 헬륨, 더 나아가서 우주의 이야기 까지 나옵니다.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전기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은 콩트처럼 느껴집니다. 저렇게 대화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대화의 마지막은 "허유, 말이 안 통하네, 나 참!"

10년 전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남자, 여자는 서로 다른 별에서 왔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식, 언어, 행동 모든 것이 다르다는 내용입니다. 인문학과 과학을 전공한 부부의 사고체계도 다른 것이 당연할 터인데, 이 책에서는 오랜 부부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인문학과 과학의 절묘한 만남을 편안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과학, 물리학의 어려운 내용도 인문학적 요소가 가미되어 꽤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에는 바흐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고, 어문 쪽을 공부할 때에는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으라는 뇌과학자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음악은 수학의 엄밀성에 뿌리내린 분야이며, 바흐의 음악이 얼마나 수학적인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7음계에 담긴 절대 신성, 천체의 일곱 계단, 수학적 의미가 흥미롭습니다. 이 책을 통해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과학과 인문학이 매우 밀접하게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4차혁명 시대인 21세기에는 모든 학문이 융합되고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인문과 과학이 어우러진 책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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