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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평점 :

[서평] 고전읽기 독서법,
임성훈 지음, 리드리드출판
저는 20대 후반~30대부터 소설책이나 시집을 읽지 않았습니다. 주로 종교서적, 자기계발서, 심리학 관련 서적들에 손이 갔었습니다. 자기계발서가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책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감동과 공감을 받으며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던 분의 책이 세월이 흘러 다시 읽었을 때에 그때 느꼈던 공감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고, 그때는 위로가 되었지만 지금은 더이상 도움이 안되는 책으로 전락하는 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읽기 독서법>의 저자 임성훈 님은 부모가 고전을 읽지 않으면 아이도 책을 멀리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고전은 전지전능한 신처럼 세상 모든 이치를 다 아는 냥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에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위로를 핑계로 자기 할 말만 늘어놓는 오만함, 충고와 조언으로 포장한 무례함이 없으며, 스스로 생각을 확장하면서 내 안의 벽을 조금씩 허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40대 중후반이 되니 인생을 조금 알게되고 그래서 그런지 저 역시 인문학 서적이나 철학, 인문고전에 더 손이 갑니다.
이 책은 저처럼 아이들과 함께 인문서적을 읽고 싶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부모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1장에서는 고전을 어떻게 읽게 할 것인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타고르는 "인간 정신은 타인의 생각을 소유함으로써가 아니라, 자신만의 판단기준을 셍고 자신만의 생각을 생산함으로써 비로소 참된 자유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내 생각이 맞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종종 생기는데, 고전을 읽다보면 내 생각이 나만의 판단 기준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가 공부하는 기계가 되길 원하지 않아 어릴 때부터 박물관, 미술관, 뮤지컬, 연극 등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여기에 배경지식이 될 수 있는 고전을 읽게 했더라면 시너지 효과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장에서는 내 아이를 위한 고전 독서 교육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질문하고, 연결독서를 하라는 것은 다른 인문고전 독서 교육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합니다만, 이 책에서는 필사할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처럼 필기를 하거나, 쓰면서 공부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험보기 전에 항상 summary하고 정리하고 외우곤 했었는데, 우리 아이를 보면 머리로 이해하고 설명하며 공부를 합니다. 송나라 이방이 편찬한 <태평어람>에는 글을 한 번 옮겨 쓰는 것은 열 번 읽는 것과 효과가 같다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말을 빌어 한 번 옮겨 쓰는 것이 열 번 읽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방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말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머스 사전트(Thomas John Sargent)의 말처럼 하늘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이 없으니, 누군가의 작품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잠재력을 깨우고 창조성을 이끌어내어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도 있습니다. 또한 필사하는 동안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책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어휘력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카페인 아레테인문아카데미(http://cafe.naver.com/fmsdoit)에서 필사 추천도서와 필사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하니 활용해보아야 겠습니다.
3장에서는 아이와 함께 읽는 필독 고전 8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고전 8선 중에서 제대로 읽어 본 책은 <어린 완자> 밖에 없고,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간신히 책 제목만 보았던 것들입니다. 저자는 고전들의 저자와 시대 문화적 배경들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훈련들이 잘 되어서 제가 먼저 고전을 더 가까이 하고, 가까운 미래에 아이도 고전에 대한 흥미가 생겨 함께 고전을 읽고 인생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생길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