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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책을 좋아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에서 언제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김혜진 작가님의 신작!
작가님은 종종 어떤 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쓰시는데 이 책은 사학과를 졸업 후 교정교열자를 거쳐 편집자가 된 홍석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꿈꿨을 출판사에서 일하는 것, 그리고 편집자. 나 역시도 잠깐 생각해 봤던 일이라 이 책이 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약간은 고지식하고 일 밖에 모르지만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편집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홍석주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편집자가 단순히 편집만 하는 건 아니구나, 하는 일들이 진짜 복잡하구나.‘ 싶다가도 ’ 자기 손으로 만든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물론 그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지난하겠지만.
작가님이 쓰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삶 가까이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왜 이렇게 좋은 걸까? 화려하지 않아도, 꾸미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이야기. 오랜만에 읽는 작가님 신작인데 좋았다..!!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삶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P.99
그녀는 동봉된 메모를 읽고 책을 펼쳤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감정 사이로 잔잔한 일렁임이 느껴졌다. 이어 판권면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순간, 단단히 잠가두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것은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오는 놀라움만은 아니었다. 그건 자신이 멀리 치워두었던 마음, 어쩔 수 없다고 단념했던 마음,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떨쳐지지 않는 이상한 이끌림이었다.
🌸P.184-185
오래도록 그녀에게 문학은 도서관에서 올려다보던 육중한 서가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처음 손을 뻗어 한 권의 책을 꺼낼 때의 설렘, 애호를 넘어 감탄으로 번져가던 그 마음은 작가를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거기엔 펼치고 넘기고 읽는, 책이라는 형식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P.267
그럼에도 어떤 문장이, 표현이 뇌리에 남았고 다시금 원고를 펼치게 했다. 특별한 사건도, 감정의 동요도 없는 그 이야기에 어째서 마음이 끌리는지 석주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읽는 건 작가가 상상한, 현실에는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인물은 얼마간 자신과 닮은 듯했고 때때로 자신처럼 느껴졌다. 석주는 알고 있었다. 이야기가 향하는 곳이 자신의 내면이라는 것을. 허구의 서사가 불러일으키는 것은 내밀한 기억과 감정이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실은 읽는 행위의 전부라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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