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아시스
김채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도서


후 일단 나에게는 쉽지 않았던 단편집이었다.

내 기준에선 기승전결에서 결이 없는 느낌? 그리고 소설 속 말들이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음..ㅠㅠ 스토리가 쭉 이어지면 좋은데 갑자기 끊기는 느낌도 들었고, 어떤 단편은 누가 스토리를 물어보면 뭐라고 설명도 못하겠고,,😱 뭔가 주인공의 감정선이나 생각을 따라가며 읽어야 하는 책인 것 같은데 그게 안 됐네ㅠㅠ

그나마 좋았던 단편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딸의 자식(손주)를 홀로 돌보는 노인의 이야기가 담긴 <빛 가운데 걷기>.

책은 잘못이 없다. 내 이해력의 문제겠지..ㅠ

🌸P.54 <빛 가운데 걷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되돌아가고 있었다. 손가락과 소매에 밴 담배 냄새가 이제는 다 날아갔을 거였다. 얼마나 미운가. 노인은 생각했다. 어렵게 노력하여 죽은 그 애가 나는 얼마나 싫은가. 그런 것은 무료한 시간을 잘 보내다가 갑자기 두 발을 구를 때의 기분처럼 잘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잘 알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노인은 딸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머릿속에 그려나갔 l다. 한겨울이 아닌데도 어느새 해가 금방 져버리는 것과 비슷하게, 전반적인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음에도 아주 나빠 지고 있다고 느꼈다.

🌸P.76 <서울 오아시스>
집에서 가까웠고 무엇보다 물가여서 걷기에 좋았다. 한번 물을 먹은 물건은 아무리 말려도 결국엔 못 쓰게 되는 것처럼, 언제라도 내가 물에 빠져 아무리 말려도 결국엔 못 쓰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들뜨게 했다. 조바심에 마음이 번갈아 두근거렸다가 무서웠다가 했다.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누우면 금방이라도 잠이 쏟아질 것 같았다. 비린내 나는 바람이 불 때마다 물속에서 커다랗고 미지근한 손이 내 머리 위를 지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P160~161 <럭키 클로버>
"숭고란 뜻이 높고 고상한 것.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인간으로 하여금 우러러보고 본받아 따르고자 하게 만드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손쉬운 죽음이 아닌 그럼에도 삶으로 향하는 인간의 의지적인 모습을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지. 여기서 그렇다고들 하더라. 나도 동의해. 그치만 뜻이 천하고 고결한 것, 좋으면서도 나쁜 것,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에도 내내 사는 것, 이런 것들을 절대라는 개념에 놓고 보자면 어느 쪽이며 내가 너희에게 무얼 전할 수 있겠니? 그렇게는 안 되지. 더구나 인간은 손쉽게 죽는다고 할 수도 없고 꽤 어렵게 죽잖냐. 얘들아, 그럼 숭고라는 게 뭐겠니 뭐가 뭔지 알 수 있겠니?“


#서울오아시스 #김채원 #서울오아시스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리뷰 #책 #한국문학 #단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