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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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이 내게 괜찮다, 말해주네.”

마음이 복잡할 땐 특별할 거 없는 이야기가 제일 좋다. 주인공 유리와 언니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이해하며 흘려보낸다. 서로의 과거를 이해해주며 그 자체를 덤덤하게 이겨낸다. 그저 평범한 주인공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위로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동안 그냥 마음이 편했다.

소소하게 일상을 공유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것. 이 길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얻었다.

🌸P.25
사놓고 맞춰보지 않았던 복권을 확인했다. 할머니, 할머니. 내게 행복을 가져다줄거 지? 며칠 생각도 안했던 할머니를 찾으며 번호를 찾아보았지만 낙첨이다.5천 원으로 살 수 있었던 것들이 자동으로 떠오르지만 괜찮다. 당첨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느꼈던 행복을 산 셈이라고 친다. 그런 행복은 내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만큼 사면서 산다.

🌸P.37
혼자 있는 것도 좋아지는 요즘이다. 혼자 살 때는 오히려 느끼지 못했던 기분. 시원하게 몸을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 방에 누우면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되는 기분이다. 이 세상에 내가 있구나. 나라는 사람이 숨을 쉬고 있구나.여러 모습으로 여러 마음으로 종일 말하고 움직이다가, 몸과 마음에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나인 채로, 나로 살아 있는 상태로 나 자신이 되고 내 세상이 되는 것.

🌸P.113
누군가 무엇인가가 좋다고 말하고, 나는 밥을 먹는 거까지.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고, 그게 사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거나 대단한 미래를 꿈꾸며 살지는 않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어차피 바꿀 수 없고 오늘 나는 그 어느 날의 나보다 괜찮으니까. 가진 것을 생각하면.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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