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대한 두근거리는 예언
류잉 지음, 이지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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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커쉰은 중학교 시절까지는 전교 15등 안에 드는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엄마의 바람대로 우등반에 시험쳐 들어갔지만 잘하는 아이들만 모여있는 우등반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뒤에서만 맴돌며 점점 자신감이 많이 결여되어 갔다. 반면 커쉰의 남자친구 허빙쉰은 성적이 중간 정도로 보통반에 남아 있으며 농구부에 들어갔고, 잘 생긴 외모와 실력 덕분에 금세 1학년의 유명 스타가 되었다.


그날도 커쉰은 스쿨버스를 타기위해 아침 일찍 나섰지만 엄마에게 붙잡혀 잔소리를 듣느라 약간 늦게 집에서 나왔더니 막 정류장에서 스쿨버스가 떠나버렸다. 빙쉰이 인스타그램에 한정판 농구화 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커쉰이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냈지만 며칠째 커쉰의 메시지를 읽지 않아 마음도 뒤숭숭했는데 되는 일이 없었다.

커쉰의 학교는 산언덕에 있어서 스쿨버스를 타지 않으면 시내버스를 타고 언덕 아래 상점가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야 했다. 여러번 지각을 했던터라 이번에 걸리면 벌점을 받게 되므로 커쉰은 죽기 살기로 언덕을 올라갔고 언덕 중간쯤 세 갈래 길에서 학교 아침 종소리가 들리자 학교 담을 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후문으로 통하는 길로 들어서 후문의 담을 기어 올라 담장위에 앉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높게 느껴져 망설이고 있을 때, 훤칠한 선도부원 한 명이 나타나 가차없이 커쉰을 신상을 체크했다.

막 돌아서려는 남학생에게 커쉰은 담장에서 내려가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귀찮아하면서도 커쉰을 도와주는 선도부원은 커쉰을 향해 두 손을 올려 허리를 감싸쥐었다. 둘의 사이가 서서히 가까워지며 남학생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냉담하지만 겨울안개가 깔린듯한 눈동자, 곧게 솟은 콧날, 예쁘고 얄팍한 입술, 풍성하고 윤기흐르지만 바깥으로 살짝 뻗은 검은 머리칼. 표정은 무표정하고 차갑지만 점잖고 고상하게 잘생긴 얼굴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빙쉰이 경기하는 체육관으로 향하던 중 복도 게시판에 붙어 있는 중간고사 상위권 학생들의 명단을 보았다. 상위권은 보통 문과와 이과 우등반 학생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보통반인 전교 3등 바이상환은 예외로 유난히 눈에 띄었다. 오죽하면 커쉰의 반 1등인 우신위도 바이상환을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


빙쉰은 화려한 기술과 실력을 선보이며 농구경기를 이끌어갔고 빙쉰이 신은 새하얀 운동화가 더욱 눈에 띄었다. 문득 옆을 보니 신위도 와 있었다. 그녀는 학원 수업 시간이 조정되어 체육관에 잠시 들른거라고 했다.

빙쉰이 속한 팀이 농구에서 이겼고 커쉰은 환호하며 빙쉰을 축하했다. 빙쉰은 웃으며 커쉰을 보는가 했더니 옆의 신위를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

농구부가 경기장을 정리한 뒤 빙쉰과 같이 버스타러 언덕을 내려오며 커쉰은 빙쉰에게 요즘 라인으로 메시지 보낸 것을 왜 읽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빙쉰은 곧 있을 시험을 위해 커쉰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며 시험전까지는 각자의 공부에 열중하며 힘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간신히 기말고사를 마쳤다는 안도감이 끝나기도 전에 평소에 커쉰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던 가오잉치가 은근슬쩍 빙쉰의 한정판 운동화를 구해준 것이 신위라는 사실을 흘렸고, 커쉰은 신위가 다정하게 빙쉰과 라인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는 흥분해서 빙쉰에게 따지지만 빙쉰은 오히려 자신이 농구부 때문에 바쁘고 커쉰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다며 헤어지자고 한다. 자신을 좋아한다면 자신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요구한다.

커쉰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고는 집에 가 울었으며 다음날 있는 방학식에도 가지 않고 하염없이 계속 울기만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담임으로부터 커쉰이 성적이 좋지않아 보통반으로 내려간다는 전화를 받은 엄마와 대판 싸운다.

며칠 후 새로운 반 2학년 임시반장으로부터 여름 보충 수업에 참석하라는 전화가 걸려왔고, 커쉰은 가지 않을거라 고집을 피웠지만 임시반장의 단순명료하고 논리적인 말에 다음 날 학교로 가 수업을 듣기로 했다. 그는 교문 앞에서 커쉰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름이 뭐야?"

"바이상환."

뭐? 임시반장이 전교 3등 바이상환이라고?


다음 날 교문 앞에 도착한 스쿨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커쉰은 교문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남학생을 보았고 그가 바이상환인가 싶어 자세히 봤더니 그는 자신과 자주 마주쳤던 선도부원이었다. 놀라서 쳐다보고만 있던 그때 갑자기 스쿨버스가 뒤로 미끄러져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사 아저씨가 브레이크 고장이라며 다들 얼른 내리라며 소리쳤지만 커쉰은 창틀에 머리를 부딪히고 넘어지면서 좌석밑에 끼어 움직일 수 없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고, 한순간 앞이 깜깜해졌다.


그리고 눈을 떴더니 다들 커쉰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었다. 청소시간 커쉰이 창틀에 올라가 창문을 닦다가 같은 반 남학생이 장난을 치는 바람에 떨어져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뭐지? 방금 분명 버스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는데….

친구들은 버스사고는 1년 전 일이라고 했고, 지금은 3학년으로 올라가는 2019년도 여름방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은 선생님을 모시러 갔고 누군가 상환을 불렀다. 아이들은 상환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상환은 커쉰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커쉰을 품에 안았다.

"넌 누구야?"

"바이상환, 9반 반장. 네 남자친구이기도 하지."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 몇가지를 받고 검사실을 나왔을 때 엄마는 평소와는 상당히 다른 옷차림을 하고 병원에 와 있었다. 의사는 경미한 뇌진탕으로 일시적 기억 상실증 같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진료가 끝난 뒤 약을 타고 차를 가져오겠다며 주차장으로 갔고 상환은 입구에서 기다리겠다며 커쉰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얼마후 그들 앞으로 엄마의 차라며 신형 BMW가 멈췄고 엄마는 개인용 차고가 있는 유럽식 별장처럼 생긴 집으로 커쉰을 데리고 갔다. 집안은 모든 것이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고, 벽에는 엄마의 결혼사진이 걸려있었다.

커쉰은 모든것이 당혹스러웠다.


다음 날 상환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학교에 가봐야 한다는 상환의 말에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했다. 선뜻 그러자는 대답이 돌아왔고 상환은 바로 커쉰을 데리러 왔다. 커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환에게 어제 풀지 못한 자신의 노트북 비밀번호와 휴대폰 패턴을 물어봤고, 상환은 손쉽게 번호와 패턴을 풀었다. 커쉰의 휴대폰의 앨범에는 온통 상환의 사진뿐이었다. 상환은 옆에서 웃으며 커쉰이 자신을 많이 좋아했었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커쉰은 이 상황이 많이 낯설었고, 자신은 막 실연당해 다른 남자를 좋아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이에 상환은 많이 슬픈 표정을 지었다.

학교에 도착해 상환은 선도부 일로 교무실에 갔고, 커쉰은 학교를 둘러보다가 자신에게 적의를 내뿜는 빙쉰과 농구부원들과 마주친다. 이를 뒤에서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상환.


어두운 표정의 상환은 교문 경비실 옆 선도부실로 갔고 뒤쫓아 온 커쉰에게 커쉰이 상환에게 말한 곧 일어날 일에 대한 예언이 두렵다고 했다. 그러나 이내 그 예언이 사실이 되더라도 지금의 커쉰이 상환에 대한 마음이 없으니 커쉰에게는 별 상관이 없는 일이 될테니 자신이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러고는 짜증을 내며 커쉰을 밀어내고 혼자 교문을 빠져나갔다. 상환이 세 갈래 길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브레이크 소리가 들리며 트럭 한대가 상환을 곧장 들이받았다.

상환은 처참한 몰골로 피를 흘리며 공중을 날았다가 도로로 떨어졌다. 커쉰은 놀라 상환을 부르며 달려갔고 그를 안고는 이름을 불렀다. 상환은 슬픈 표정으로 커쉰을 바라보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피를 흘리는 입으로 입모양만으로 말했다.

"울지 마."

상환의 숨이 완전히 멈추고 커쉰은 울부짖었다.

그러고는 다시 눈앞이 깜깜해졌다.


암흑 속에서 누군가 커쉰을 불러 눈을 떴다. 엄마였다. 커쉰의 손에는 아직 상환의 온기가 느껴졌고 눈물이 계속 흘렀다. 커쉰은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고 엄마는 커쉰이 탄 버스가 전복되어 커쉰이 이틀간 혼수상태였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이상함을 느끼고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으니 2018년이라고 이야기했다.

무슨일이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2019년이었는데?



정말 두근거리고 가슴 쫄깃하고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로맨스 소설이다.

처음에는 로맨스 소설이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바이상환의 이미지가 소설에 등장할때부터 나는 예감했다. 어쩌면 아마 나는 이 소설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그리고 예감은 적중했다.


공부로 인해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커쉰은 빙쉰이 헤어지자는 말을 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자책부터 한다. 거기다가 빙쉰을 뺏어간 신위는 빙쉰과 커쉰이 헤어진게 빙쉰이 계속 좋아하도록 마음을 단속하지 못한 커쉰 잘못이라며 말도 안되는 논리를 이야기하며 다그친다. 아니 이건 무슨 개논리?

신위, 넌 얼마나 마음 단속 잘하며 잘 지내는지 지켜보겠어~.


커쉰은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계속 불만만 가졌다. 자신에게만 가혹하고 남들에게는 너그러운 것만 같은 세상이 한없이 야속하고 빙쉰과 신위가 미웠다.

그러나 상환이 생사의 기로에 살아나 인생을 더 값지게 보낼 수 없냐고 일침을 가하자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지도 않는 타인들 때문에 우울하고 자신을 비하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증명해 주는게 아니며, 남들 말 몇마디에 자신을 비하하는 사람은 진짜 바보라며.

역시 상환~.


커쉰은 사고현장에서 바이상환이 인공호흡을 해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장난스런 키스>의 한 장면처럼 우연히 입을 맞췄다면 그게 낭만적이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상환과 커쉰이 입맞춘 상황이 훨씬 더 찡하고 가슴설레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만사 귀찮다고 투덜대는 상환이 사고가 나자마자 잘 알지도 못하는 커쉰을 위해 허둥지둥 달려와 커쉰을 찾아내어 살리기위해 고군분투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그냥 눈물이 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해도 반응이 없는 커쉰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입으로 순서를 되뇌면서 계속 응급처치를 하는 상환의 모습을 그려보니 그냥 가슴이 뛰고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멋있다. 상환같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내 인생을 돌리고 싶다.

그리고 꽃님이를 좋아하는 커쉰이 슬퍼할까봐 보이지 않는 꽃님이가 잘생긴 수고양이와 눈 맞아서 도망갔을 거라고 말해주던 속깊은 상환. 진짜 츤데레의 끝판왕.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소설이라는데 왜 인기가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책 표지 남학생이 바이상환같은데 내 나이가 몇인데 저 그림을 보고 가슴이 설레는지. 하~!!

잠자기 전에도 바이상환이 생각나고 일상생활 불가이다. 사랑한다. 바이상환.

완전 회전문에 갇힌 기분이다. 하지만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

(★‿★)

바이상환의 이미지 설명을 보고 팬은 아니지만 그냥 중국 배우 위철명이 딱 떠올랐다. 읽는 내내 위철명의 모습이 바이상환이 되어 머릿속에 떠다녔다.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면 바이상환은 위철명이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음… 나이가 맞지 않으려나?


어쨌든 우리 상환이가 어떤 사람이냐면요,



햇살마저 기죽이는 눈부신 사람입니다. 이러니 반하지 않을 수 있나?


이런 눈부신 아이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너랑 함께하지 못한 게 후회될 것 같아." (p.282)

"내가 백 번 천 번 죽는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날 선택할 거야." (p.396)


꺄악~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빠져 나올 수가 있을까.

그냥 바이상환이라는 늪에 빠져 영원히 살고 싶다.

상환에게 내 심장을 빼앗겨 버렸다.


<장난스런 키스>나 <나의 소녀시대>같은 학원청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에 100% 아니 10,000% 빠져들 것이다. 앞의 두 작품들을 소설로도 영화로도 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더 좋다.

바이상환은 재벌 황태자도 불량아도 아닌 평범(?)한 고등학생이라서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캐릭터라 더 마음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평범하지 않은건가? 잘생긴데다 공부를 열심히 안해도 잘하는 천재형 학생이니.

바이상환.

끝없는 매력을 가진 남주인공을 보내지 못해서 나는 아직도 이 소설책을 계속 들춰보고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다들 마음 단단히 먹고 소설속에 빠져 보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당분간 나는 너를 못보낸다. 바이상환.

아니… 어쩌면 영원히!!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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