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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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는 윗스터블의 굴식당 중 하나인 <애슬리 식당>을 운영하는 집안의 딸로 부모님을 도와 굴을 손질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그런 낸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캔터베리 연예 궁전>에 가서 공연을 보는 것이었다.

석화의 산란기로 가게가 한산한 5월에서 8월, 연예장에서는 런던에서 유명한 연예인인 걸리 서덜랜드의 공연이 있었고 이것을 언니 앨리스와 보러 갔다. 여기서 운명의 여인 남장 배우 키티 버틀러를 보게 되었다.

그 후 거침없이 키티에게 빠져 들게 된 낸시의 세상은 완전히 변했다. 그녀는 밤마다 키티와 키스하는 꿈을 꾸며 그녀를 동경하게 된다.

변함없이 계속 될 것 같은 그녀의 평온한 일상과 생활은 분장실로 키티를 찾아 온 월터 블리스에 의해 완전 변하게 된다. 키티는 런던의 연예장 매니저인 월터와 계약을 하고 런던으로 가게 되고, 키티에게 의상담당자로 함께 떠날것을 제안한다.

낸시는 런던의 화려하고 멋진 생활과 환경을 꿈꾸며 도착했지만, 자신의 상상과는 다른 환경에 약간 실망했다. 하지만 자신이 흠모하는 키티를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키티와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의 육체를 탐하며 정신없이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낸시는 키티와 2인조로 남장쇼를 하게되며 명성과 부를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행복은 찰나였다. 남의 시선과 소문을 두려워했던 키티는 월터를 선택하여 결혼을 하게 되고, 낸시는 끓어오르는 배신감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간다.

그후 거리의 남창으로 생활하며 키티에 대한 배신감을 조금씩 치유해 나가던 중 우연히 동성의 육체를 탐하는 다이애나가 접근한다. 다이애나는 낸시를 대상으로 뜨겁게 자신의 욕구를 채운 뒤, 낸시에게 전속 창녀가 되어 그녀의 집에 머무르라고 제안한다.

성적 쾌락과 안락하고 호화로운 생활의 댓가로 다이애나의 성노예가 되어버린 낸시. 낸시는 다이애나의 명령에 움직이고 그녀의 쾌락만을 위해 살아가는 생각없는 성노리개가 되어 다이애나의 광기를 온몸으로 소화한다.

하지만 하녀 제나를 도와 주어 다이애나의 노여움을 싸게 된 낸시는 순간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제나와 관계를 맺게 되고, 그 현장을 다이애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들키게 된다.

낸시는 노리개로 남아있게 해 달라는 애원을 하지만 다이애나는 인정사정없이 낸시를 거리로 몰아내는데…….




지금은 다양한 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사랑을 인정하고,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해 주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 소설의 배경 1800년대의 영국은 어땠을까?

화려한 연예장 모습과 그 화려함을 동경하고 스타를 꿈꾸는 인물들, 상류 사회의 고상한 척하는 귀부인들의 추악하고 더러운 실제 모습,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어둠에 숨어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려 거리를 헤매는 남성들이 여과없이 드러나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빅토리아 시대의 겉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뒤로 곪아가는 동성애와 성의 탐닉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 것 같은 소설은 후반부에 이르러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지위, 노동문제를 거론하며 사회의식을 드러낸다.

그리고 음지에 숨지않고 겉으로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며 자신의 모습으로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는 낸시의 모습까지.

여전히 동성애라는 것은 사회의 양지에서는 받아들여지기를 거부당하지만, 낸시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더 이상 남의 이목을 두려워하며 움츠러들지만은 않는다.

눈을 크게 뜨고 돌아보니 자신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시궁창에 처박아 넣는 낸시에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낸시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동성애라는 키워드 이외에 낸시라는 인간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그녀가 찾은 진실한 사랑의 형태와 의미를 찾아가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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