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에 젖다 케이스릴러
이수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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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억도 소녀 정영선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출을 했다.

몇 년 후 그녀는 서울 도곡동 마제스티에 사는 우아하고 세련된 부유층 사모님 정태희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남편 준영은 그녀가 연예인이 되기 위해 상경해서 연습생으로 지내던 시절 만났던 남자로 태희가 임신을 하게 됨으로써 결혼을 하게 된 남자였다.

그는 태희에게 결혼을 위한 조건을 걸었다.

SNS를 하지 말것, 개명할 것, 결혼 전 모든 인연을 정리할 것.

그녀는 과거 영선이었을 때의 모든 인연을 끊어 내서 그녀가 영선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이제 주위에 남편 준영밖에 없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완벽해 보이는 태희의 삶을 부러워했다.

그런 태희의 삶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날 태희 앞으로 배달된 택배에는 태희의 본명이 적힌 카드와 함께 액상 니코틴이 섞인 향수가 들어있었다.

누군가 그녀를 죽이려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앞에 나타난 무억도 시절 친구 수림.

우연을 가장해 태희에게 접근해 온 수림은 무억도에서 태희가 떠나던 날 있었던 김세경의 사고를 태희의 잘못인 것처럼 다른 친구들인 지혜, 명주, 은영과 입을 맞추어 태희를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다.

더군다나 무억도 친구들은 태희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녀의 정보를 전부 파악했다. 결혼 후 남편의 말대로 수동적인 삶을 살며 최근에 그녀가 고집해서 얻은 하나의 자유였던 인스타그램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군가 태희의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태희가 감추고 싶었던 무억도 시절 옛이야기를 들춰냈다.

지혜와 명주, 수림 중 누군지는 몰라도 선을 넘었다. 오랜 시간 태희가 이뤄놓은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태희는 자신을 위협하고 자신의 삶을 무너뜨리려하는 수림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는데…….




한 여인이 모래위에 유리성을 쌓아 그곳에서 거짓된 인생을 살면서 그 인생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자신의 본모습은 철저히 감춰야 했다.

그녀의 소망은 단순했다. 그저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생활, 아니 남들보다 조금 더 편안하고 나은 생활을 원했다.

하지만 모래는 쉽게 파내어지고, 파내는 순간 그 유리성은 쉽게 무너지고 깨진다.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새롭게 되돌릴 수도 없고 어긋난 채로 끝난다.

태희의 인생이 그랬다.

친구라고 믿었던 아이들은 그녀를 이용하고 그녀를 협박한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태희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아무것도 혼자할 수 없었음에도 그녀를 자신의 입맛대로 휘두른다.

태희는 그녀의 과거에 발목이 잡혀 남편의 눈치만 보고 시키는 대로 살면서 그녀가 가진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녀가 지금 가진것을 놓으면 그녀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것처럼 느꼈다.

무억도 친구들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도 그녀의 안정된 삶을 위협한다.

태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상하고 순종적이었던 자신의 가면을 벗어버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것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자신이 새롭게 설계해 나가려는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경악스러운 반전까지.

소설은 마지막 장을 마칠때까지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삶을 송두리째 뒤엎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 기를 쓰고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p.356






*출판사 고즈넉이엔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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