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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29분, 무엇이든 배달해 드립니다 ㅣ 스토리에코 3
김민선 지음, 김유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평점 :
<7시 29분, 무엇이든 배달해 드립니다>는 힐링되는 드라마를 본듯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아마도 한 자 한 자 공들여 써내려간 작가님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고 그 기억을 붙들면서 글을 쓰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 먹먹한 공감이 밀려온다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할아버지를 잃고 상실감에 빠진 하람이가 사라진 할아버지의 유품 시계를 다시 만나면서 시작된다
할아버지의 시계를 통해 세상의 문이 닫히는 시간, 즉 '밤이슬들'의 시간인 7시 29분에만 열리는 신비한 가게로 이끌려 들어간다
그곳에서 하람이는 이승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소원, 혹은 전하지 못한 마음을 배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죽은 이들, '밤이슬'들이 전하고 싶은 사연들을 배달하며 하람이는 점차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간다
'밤이슬'
이 단어가 이렇게 쓰일줄이야!
이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죽음이라는 무겁고도 필연적인 주제에 대해 오히려 따뜻하고 포근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각기 다른 '밤이슬'들의 이야기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배달'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우리가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관계의 소중함과 기억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이 책은 소중한 이를 먼저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잔잔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 문학임에도 내용 이해를 돕는 풍성하고 서정적인 삽화는 글과 함께 읽는이들의 마음을 더욱 깊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올초에 교통사고를 겪었던 나는 매일 집을 나서는 가족들과 인사할때마다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정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나는 그 순간 최선을 다해서 인사를 한다
그리고 혼자 몰래 하던 소소한 재테크도 가족에게 알렸다
나이가 드니 나에게 죽음은 그런것 같다
죽는 나보다는 남아 있는 가족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들도 그렇다
남아 있는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전하는 것 말이다
시간 너머로 배달되는 따뜻한 마음을 보면서 나도 '밤이슬'이 된다면 어떤 마음을 전달하게 될런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특별한 배달을 통한 이야기속에서 결국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은 '산 사람은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바로 지금! 후회없이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임을 깨닫는다
<7시 29분, 무엇이든 배달해 드립니다>는 죽음 앞에서 무력한 우리에게,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마음의 연결고리를 통해 삶의 용기와 따뜻한 다짐을 선물하는, 정말 감동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신박하기까지 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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