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너를 증명한다
뤼후이 지음, 차혜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니...정말 제목이 좋다. 시간을 들여 일어난 일들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뤼후이가 지은 에세이 모음이다. 총 5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와 희망을 나타내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는 에세이다. ‘강물은 깊을수록 느리게 흐른다’편에서는 느린 삶에 대한 동경을 이야기한다.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이야기하면서 비교한다.


P219

“알다시피 필름 카메라는 셔터 한 번 누를 때마다 돈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중하게 되고 구도도 까다롭게 잡는 거죠. 좋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반면 디지털 카메라는 아무리 많이 찍어도 부담이 없잖아요. 그 많은 사진 중 한 장은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찍으니 어떻게 진정한 예술 작품을 찍을 수 있겠어요?”


동감이다. 나도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데 필름을 이제 구하기도 힘들고 찍기는 더더욱 힘들 것 같다. 이제는 현상을 어디에서 하는 줄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찍었던 기억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손쉽지만 헤프고 정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여기서 교훈은 빠르다고 좋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느리지만 여전히 필름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정서가 있다. 그 정서는 찍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셔터를 누를 때의 기분과 인화된 사진을 보았을 때의 기분과 기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생기는 일이다. 시간이 증명하는 가치는 돈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다. 장을 만들어 내듯이 정상을 다하는 시간 안에 그 사람의 마음과 사랑이 심어들게 된다. 작가는 중국인인데 중국인 에세이스트의 글은 처음 읽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들이 많았다. 같은 동양인의 시각이라서 그런가? 뤼후이는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에세이스트로 관찰력이 뛰어난 느낌이 든다. 더구나 음악, 출판, 광고 등에서 일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내용들을 써 왔다.

어느 페이지를 읽어도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내용들이라서 보기 좋다. 겨울 아침마다 따뜻하게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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