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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46일
이혜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저자의 미니멀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담은 책을 이미 읽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행기였다. 마음속에 풀어놓고자 하는 말이 많은 사람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기는 그냥 일반적인 장소의 여행기가 아니라 각오를 상당히 가지고 걷기 시작해야 할 산티아고 순례실을 걸었던 이야기다. 걷는 것을 싫어했던 저자가 투덜거리면서도 남편이 제안한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에 동참하는 이야기가 저자의 생각의 순서대로 펼쳐진다.
이 책은 순례길 앞에 도착해 순례자들이 걷기 시작 전 꼭 만드는 순례자 여권을 만드는 순간부터 순례 완주 증명서를 받는 그 순간까지를 담고 있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일기 쓰듯 실제 일어났던 다양한 일들과 함께 저자의 감정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 마치 친구를 일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이 책의 내용은 순례길을 시작한 이후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어 저자와 감정적으로 함께 그 길을 걸으면서 걷는 감정을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날짜가 지나가면서 저자의 상황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머무는 숙소인 알베르게에 갔을 단체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거절하는 법을 다른 미국인 모녀를 보고 배우게 된다던지, 순례길의 첫날 저녁식사를 하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간단하게 진행했던 자기소개에서 울컥했던 이야기도 좋았다. 남편의 버킷 리스트덕분에 원치 않는 순례길에 올랐지만 저자는 남편과 함께 길을 걷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배우고 이런저런 감정들을 배운다. 길을 걷지만 저자는 그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걷는 걸 좋아하지만 길을 걷는 것은 많은 가르침을 준다. 주변의 모습을 보면서 고즈넉이 느껴보는 나에 대한 관찰...그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순례길 일기같은 이 책을 보면서 나도 함께 순례길을 떠난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다. 더불어 저자가 길 위에서 느꼈던 다양한 깨달음들...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지나간 것은 흘려보내자 등 다양한 감정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걷는 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어디라도 무엇이라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