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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있냐고 마흔이 물었다 - 설레거나 시시하거나 이대로가 좋은 나이
김은잔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스물을 지나, 서른을 넘어 마흔. 아직 내겐 멀게 느껴지는 나이이긴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과 작가님이 마흔에 하는 고민들, 그 두가지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아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 불안한 미래와 무슨 일이 닥치면 널뛰는 감정, 이제 진짜 어른이라는 말에 대한 의문, 결혼 출산에 대한 주변의 말 등등.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하고, 얼마나 더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다보면 대체 나이는 어디로 먹은 것인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마흔이라고, 인생을 좀 더 살았다고 하더라도 무언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한다. 그저 인생의 중간 쯤인 마흔을 맞은 여성으로, 먼저 걸어간 선배로 마흔을 맞이할 여성들에게 하는 이야기이자 30대 후반부터 마흔까지 겪고 느낀것을 정리하며 치유한 글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 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20대로 넘어갈 때도 그랬고 30대도 마찬가지. 나는 오래 전부터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희한한 사람이었기에 더더욱 기분이 이상했는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이룬 것도 없고 미래는 복잡하기만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래서 동류애를 느낄 수 있었다. 첫 부분엔 작가님의 상황이 간략하게 나오는데 1980년생 미혼여성이자 16년째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방송작가이자 프리랜서에, 노후 대책은 따로 없다라는 것 등등의 상황을 보고 있자니 남일같지 않았다. 혼자 독립해서 사는 일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과 생각들이 많은 생각이 들게 했지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이 상황에 대한 공감이었다.
결혼을 한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과 왠지모를 서운함, 상실감. 나이를 먹어서 보이는 것들 등등. 그리고 책의 대부분에 있었던 사랑과 연애 이야기. 딱히 비혼주의인 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미혼이라는 작가는 마흔 언저리에 하는 연애는 상황이 바뀌어 힘들며 늘 사랑을 찾고 있다고 했다. 20대의 사랑과 40대의 사랑은 다르지만 멜로가 체질이라 마지막 사랑을 계속 찾고 있다고.. 아직까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라 그 부분은 내게 붕 뜬것처럼 다가왔다. 그 밖에는 연륜있는 언니가 이것저것 챙겨주며 이야기하는 느낌이었지만..
사실 책의 제목에 마흔이라고 딱 박혀있고, 마흔언저리를 지나며 이야기해서 그렇지 딱히 세대로 갈라놓고 볼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살아가는 동안 그 시간대가 언제나 힘들고 버겹게만 느껴지고 나이로는 어른인데 머리는 그렇지 않은 느낌도 많이 받아서 각자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좀 더 나이를 먹으면 지금 이 시간대를 그래도 괜찮았다라고 기억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있는대로의 나를, 지금 겪고 있는 나이와 시간을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잘 살아가라는 책의 전체에서 전하고 있는 메시지만큼은 공감할 수 있었다.
마흔은 불혹이 될 수 없음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흔들리는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흔이든 쉰이든 흔들리거나 확신이 없어도 괜찮으며, 그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하고 날마다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 26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