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1 : 작은 거인의 땅 - 오리지널 레벨업 코믹북 쿠키런 킹덤 오리지널 레벨업 코믹북 1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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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게임이라 괜히 궁금해졌던 쿠키런 킹덤의 코믹북. 사실 쿠키런 시리즈는 오븐브레이크 때부터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 캐릭터부터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킹덤의 코믹북에선 용감한 쿠키가 기억을 잃었다는 다소 신선한 설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쿠키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이자 스스로 마녀의 오븐을 탈출해 모험을 떠난 용감한 쿠키가 만화의 주인공은 맞다. 다만 오븐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도 모른 채 '이상한 소리가 나는 숲'에서 불길한 푸른 빛과 함께 갑자기 나타났다는 게 다를 뿐이다. 어쩌다 기억을 잃고 숲에 나타나게 된 용감한 쿠키와, 쓰러진 용감한 쿠키를 발견한 다른 쿠키 일행들 그리고 푸른 빛을 보고 용감한 쿠키가 예언의 열쇠라고 생각해 뒤쫓는 감초맛 쿠키까지. 과연 코믹북이 그리는 스토리는 어떻게 될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동명의 게임을 하면서 스토리를 좋아했었다. 게임 스토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용감한 쿠키를 주축으로 모험을 하면서 악의 축으로 규정된 세력이 있고, 고대에 그 악의 세력을 봉인했었던 영웅들이 있으며 용감한 쿠키 일행은 다른 쿠키들을 만나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런데 킹덤의 코믹북을 보니 기본적인 틀은 같지만 요소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봐야할 것 같았다. 1권만 읽어서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앞으로 킹덤에 있었던 캐릭터들도 나올 것 같긴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못 봐서 아쉽기도 했고. 어쨌든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는 책이다보니 훨씬 모험요소와 개그요소가 강해졌고 스토리가 쉽고 재밌게 구성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쿠키들이 귀여우니 동명의 게임을 한다면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킹덤 코믹북 1권에서는 용감한 쿠키와 친구들이 용감한 쿠키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작은 거인의 땅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들린 곰젤리 마을에서 착취당하는 곰젤리들을 만난다. 곰젤리들을 착취하는 건 감초맛 쿠키의 부하 초코크림 늑대 망치맨. 망치맨은 용감한 쿠키 일행을 잡아 감초맛 쿠키에게 데려가려고 한다. 그리고 딱 궁금한 부분에서 끊어졌는데, 바로 뒤쪽엔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것처럼 퀴즈들이 이어진다. 논리력을 키울 수 있는 거짓말을 하는 쿠키를 가리는 퀴즈,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옳은 문장을 고르는 퀴즈,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중간 장면의 이야기를 써보는 퀴즈,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다른 그림 찾기 퀴즈, 이렇게 4가지가 수록되어 있었다. 학습만화는 아니었지만 뒤쪽에 수록된 퀴즈도 그렇고 내용도 괜찮아서 아이와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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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처럼 살아간다 - 의심과 불안과 절망을 건너는 8가지 방법
게리 퍼거슨 지음, 이유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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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만듦새부터 독특했던 '자연처럼 살아간다'. 일반 단행본처럼 무선제본 방식이 아닌 사철제본 방식에 책등을 덮는 이중 커버가 없어서 제목이 보이지 않았고 덕분에 분위기부터 남달랐다. 어쨌거나 펼치기 전부터 내용을 떠나 편하게 보기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해서인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야기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표지에 크게 그려진 숫자 8이 의미하듯 책에서는 자연과 함께, 자연에게 삶의 의미를 배우는 방법이 8가지로 나뉘어져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어린 시절 자연환경을 마음껏 접하며 살아갔던 걸 보며 신기하기도 했고 부러워지기도 했으며, 유기적인 자연환경을 이야기하며 말해주는 지식은 더 신기하게 여기며 읽어갔다. 이런 주제를 가진 책이라면 꼭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란 쉽게 생각해서만은 되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자연이 가진 치유력을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해선 그에게 내줘야하는 시간과 마음이 있어야함을 느끼는 동시에, 과연 그런 시간과 마음을 낼 여유가 있을지부터 생각해보면 쉽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건 개인적으로 한 생각일 뿐이지만. 책의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어쨌거나 책에선 각각의 장에 8개의 주제를 담고 있다. 신비로움, 상호 의존, 다양성, 여성성, 유대, 효율성, 예술, 성장. 각각의 주제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엮어낸 책을 읽으며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초반에 저자가 밝혀두길 460억 년 동안 계속 이어내려온 식물들, 즉 우리 주위에 있는 식물은 가장 좋은 것들이란 말도 기억에 남았다. 주변에 존재해왔던 자연물을 크게 인식하지 않고 살아갔던 나날이 많지만 가끔은 주변의 자연을 인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살아가는 동안 한결같이 한 자리에 있었을 뿐인 자연의 이야기에 교훈을 담아내어 빠르게 읽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찬찬히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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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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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신작 '문명'. 문명은 예전에 출간했던 소설 '고양이'의 연작으로 총 3부작 중의 두 번째 이야기였다. 사실 이 정보를 도서를 받아보고 나서야 알게 되어서 '고양이'를 읽어보지 않은 나는 걱정을 많이 하면서 시작했다. 읽기에 앞서서 '고양이'라는 소설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잠깐 책정보만 보고 읽었는데 결과만 말하면 그 정도만 알아도 읽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소설이 출간된 뒤에 약간의 텀이 있어서였는지 '문명'의 1권에서도 주인공 고양이인 바스테트가 자신이 누구인지, 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떤지 간략히 알려주고 시작한다. 

원래 집사가 있는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던 바스테트는 어느 날 광신주의자들의 테러와 거리에 넘쳐나는 쥐들이 옮기는 전염병 페스트로 인간 문명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일을 겪는다. 바스테트는 곧 건너편에 새로 이사온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나고, 피타고라스의 두 눈 사이에 있는 usb단자의 구멍을 제3의 눈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되었으며 usb 단자로 피타고라스는 인간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에 접속해 방대한 지식을 얻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리고 모종의 사건으로 바스테트의 집사가 습격당하고 집사와 바스테트 피타고라스는 쥐와 광신주의자들을 피해가며 새로운 정착지로 향한다. 가는동안 동료도 늘었지만 쥐들의 습격은 멈추지 않았고 불을 이용해 쥐들을 막아낸 뒤에 정착지인 시뉴섬에서 공동체를 건설할 준비를 한다. 그로부터 여섯 달. '문명'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소설인만큼 책은 금방 읽혔다. 워낙 가독성이 좋았지만 주인공인 고양이 바스테트의 성격 또한 매력적이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암컷 고양이임을 내세우며 인간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자아도취형의 성격이었는데 이게 묘하게 귀엽게 느껴졌고 상대적으로 모험을 즐기지 않고 싸움을 회피하려고 하는 수컷 고양이이자 바스테트의 반려격인 피타고라스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고양이이다보니 인간의 관점이나 윤리로 보기엔 낯선 행동들이 눈에 띄었다. 여러명의 수컷들과 교미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다가 좀 더 인간문명에 익숙한 피타고라스가 상처받자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바스테트라던가 사랑과 연민, 유머와 예술이 왜 필요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좁은 세계에서 자신이 제일 위대하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모습 등 분명히 서툰 모습들이 보인다. 분명 아들이 있는 어미 고양이건만 어떤 한편으로는 고집있는 아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귀여운 동생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바스테트의 눈에 비친 집사 나탈리의 반응이 아마 독자의 반응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을 집에 데리고 살다가 너무 친해져서 <주인>이라고 부르는 고양이가 어디 한둘이어야지.

나는 절대 그렇게는 못 해. 인간이 우리를 받들어 모셔야지, 그 반대는 말이 안 돼.

- 1권 59p


소설은 철저히 바스테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러니까 바스테트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고양이와 동물들이 인간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깔고 시작한다. 어느 동물도 인간에게 희생양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고 심지어 문명을 마구잡이고 파괴하고 인간들을 학살하다못해 모든 동물들을 공격하는 쥐들에 관해서도 바스테트는 묘한 입장을 취한다. 서로 이야기를 하고 다음 세대들이 모두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생명계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조화롭게 작동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이롭다(2권 260p)라고 말하는 입장인 셈이다. 사실 고양이 문명을 세우겠다고 해서 책을 읽기 전엔 어떤 식으로 문명을 재건하고 인간과의 관계는 어떨지 미리 상상해 봤었다. 인간의 손을 타지 않고 하나의 고립된 문명을 만들지 않을까 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과 바스테트가 그리는 문명은 그보다 폭이 넓었고 깊이도 있었다. 하나의 문명을 만들기 위해 일관된 하나의 요소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 사실 바스테트도 은연중에 느꼈을지 모른다. 이미 사자를 동료로 받아들이고 인간과 함께 파라다이스를 세우려고 했었으니까.

어쨌든 간에 분명 흥미로운 글임에도 가볍게만 읽을 수 없었던 건 앞서 말한 이유 때문이기도 했지만, 동물들이 인간에게 받은 피해가 상당했다는 걸 되짚어주었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주인공 일행이 고기용으로 사육되던 돼지의 재판에 끌려가 인간 대표로 형을 선고받을 때라던가, 재판에서 인간들의 죄를 고발하던 소와 거위 등등과 더불어 잔혹한 실험을 겪었던 실험쥐로 살아남아 쥐들의 우두머리가 된 티무르의 이야기는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을 계속 자극했었다. 집사에게 사랑받으며 안락한 삶을 누렸던 고양이인 바스테트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었던 경험이지만 인간인 독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어서 더 그랬다. 그런 내용을 위해 계속 제3의눈을 가진 동물들의 숫자가 늘어나 남용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말이다.

소설 '문명'은 쥐들이 세상을 대부분 장악하고 파괴하려는 세상 속에서 진행된다. 오로지 파괴를 일삼고 인간 학살을 꿈꾸며 잔혹한 작전을 시행하는 쥐들의 우두머리인 티무르와 달리 가끔 변덕스럽고 고집스럽지만 용감하고 결단력있는 고양이 바스테트는 처음부터 인간과 호의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그래서 인간의 문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쉬웠고 집사인 나탈리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인간의 문명을 고양이가 대체하기 위해선 사랑과 유머 예술을 이해해야한다는 사실 또한 받아들이며 노력한다. 2권의 초반부에서 약간의 변화를 겪은 뒤 바스테트는 나탈리가 말한 것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해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그 이전에는 천방지축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후론 좀 더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인간화 되어가는 고양이라는 말을 들으면 주인공인 바스테트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쥐들이 세상을 뒤덮은 세계에서 고양이의 이야기를 글로, 종이책으로 펴내야한다는 소명을 가진 바스테트의 앞날은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영혼이 있단다. 모든 존재를 관통하는 어떤 생명 에너지가 있다고 나는 믿어.

각각의 존재가 가진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바로 그 에너지지.

그것에 접속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연결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

- 2권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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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 K-궁궐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김서울 지음 / 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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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궁궐을 산책하며 편한 마음으로 쓴 에세이였다. 이 책은 각각의 궁을 따로따로 떼어 놓고 하나의 궁씩 돌아본 것이 아니라 초반부에 간략히 궁을 돌아본 뒤에 궁에서 본 돌, 나무, 물건 순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아주 사적인 동시에 소소하기도 한 주관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라서 궁궐에 대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좀 다른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줄 것도 같았다. 실제로 5대궁 모두는 아니지만 몇몇 궁궐 투어를 다닌 적이 있었는데, 몇 가지의 포인트를 빼놓고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이 책이 좀 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책을 쓰신 작가님 또한 유물을 좋아했음에도 궁궐과는 서먹한 사이였다고 밝혀두어 공감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일반적인 궁궐 투어 같은 책은 아니었다. 물론 앞장에는 그런 느낌이 낭낭한 글이 있긴 하지만 짧은 편이고 잠시 지나쳐가는 소개글에 불과했다. 뒤쪽이 오히려 본격적인 내용인 셈인데, 이것이 어느 궁의 어디에 있는 돌이나 나무 물건이란 느낌 보다는 조선의 궁궐에서는 이런 느낌도 받을 수 있구나라는 데 초점을 맞춰 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의견일지도 모르고 워낙 궁궐 지리에는 밝지 못한 사람이라 수록된 이미지 정보를 먼저 받아들여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은 덕분에 만약 다시 궁궐을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서서히 궁과 친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점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앞부분을 넘기고 나오는 돌의 찬양기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점점 궁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들에게 관심이 옮겨갈 때마다 궁의 매력을 함께 하나씩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조상님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배치하고 고민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궁궐에 꽃나무가 드문 이유나 비싼 안료를 사용하지 않는 백골집이 궁에도 존재한다는 것, 최종 도배 전 초배지는 과거시험에 낙방한 사람들의 답안지를 썼다는 점 등등 소소하게 몰랐던 정보들도 알게 되었으니 궁궐여행을 보람차게 한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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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승무원 - 서비스와 안전 사이, 아슬했던 비행의 기록들 어쩌다 시리즈 1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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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에너지와 밝은 성격이 빛났던 에세이였다. 어디서 본 듯한 그림체에 끌려서 보기 시작했는데 승무원이라는 직업세계를 폭넓게 볼 수 있음과 동시에 생각보다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건 작가분이 굉장히 유쾌했고 때론 능청스러우며 씩씩한 모습을 보여줘서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비슷한 에세에류에 같은 주제를 가진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쪽은 고충쪽과 승무원이 가지는 직업적인 이미지에 숨겨진 것들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책은 서비스직을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승무원이 되어 겪었던 작가님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했다. 승무원 그 자체라기 보다는 승무원을 하면서 겪었던 일을 본인의 색으로 풀어낸 느낌이 많이 들었다. 워낙에 성격이 독특하면서 똘끼 충만한 성격이라 책을 보는 동안 작가님만의 개성이 더 묻어났던 것 같다.


사실 승무원 준비를 하고 면접을 보는 장면이 나왔던 초반부부터 작가님이 비범한 사람이라는 게 잘 드러났다. 면접을 보며 홈쇼핑 상품처럼 자신을 소개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 마지막에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으며 아재개그를 칠때는.. 그 자리에 있던 게 아님에도 나도 좀 부끄러워졌다. 어쨌든 면접 때의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는지 그 뒤로 티웨이 항공에 합격, 본격적으로 승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햇수로는 5년, 여권에 가득한 도장들을 남기고 퇴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셈이었다. 요즘은 어쩐지 승무원을 생각하면 감정 노동자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는데 물론 이 책에도 그런 비슷한 에피소드가 나오긴 한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초반부터 나왔던 능청스러운 모습이 어디 가지 않아서 읽으면서 속이 꽉 막힌 것 같다거나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에도 좋았고 함께 그려진 일러스트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몇 있는데 비록 규정에는 맞지 않더라도 짬밥에 몸을 맡기며 술을 찾는 손님에게 융통성있게 대꾸했던 일, 비행기내에서 쥐포를 구워 직원들에게 전파했던 일, 그리고 퇴사하며 마지막으로 받았다는 편지 중 한 구절 등등. 왠지 좋은 추억들을 덕분에 공유받은 것 같았다. 책 속에 그려진 일러스트와 짧은 글로 넘겨짚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보람차 보였고, 퇴사를 하면서도 웃는 모습으로 유쾌했던 사람으로 기억된 것 같아서 실제로 한번 보고 싶은 분이었다. 지금은 승무원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계시지만 어디에서든 에너지 넘치는 삶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지 않으실까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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