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 세상의 끝에서 만난 내 인생의 노래들
황우창 지음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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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에 많이 먹고 운동을 적게 해서인지 계속 살이 찌고 있다. 겁이 나서 몸무게를 재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넉넉했던 바지가 꽉 끼는 걸 볼때 이건 심상치가 않다. 설날을 보내면서 운동을 포함한 식단을 짜려한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저녁을 먹고 나서 간식을 먹지 않는다. 둘째, 습관적으로 뭔가를 먹으려하지 않고 적당히 채웠다면 그만 손을 놓기로 한다. 셋째, 출퇴근길 이외에 의식적으로 하루에 시간을 내어 걷는 시간을 30분 갖는다. 그리고 그 결과는 1년 후에 지켜보기로 한다.

 

 

어딘가를 걷는다. 누구와 걷는지도 중요하겠지만 혼자 걷는다고 가정하자. 처음보는 멋진 풍경이라 할지라도 계속 보면 그러려니 하게 된다. 그 거리가 멀고 시간이 길고 휴식이 필요할 정도의 여정이라면 뭔가 좀 심심하다. 사진을 찍거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거나 책이 있거나 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런던, 파리, 뉴욕, 바르셀로나, 까미노, 마추픽추, 그리스, 홋카이도 등 세계 여러 장소를 거닐면서 들으면 좋을 만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리흐테르가 연주한 바흐의 <평균율 1번 프렐류드>, 프롤로그에 붙인 이 곡을 들었다. 비가 개인 맑은 날 운동화를 신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흙길을 걷는 듯한 기분과 뭔가 좋은 일이 생길 듯한 희망이 생기는 곡이었다.  이브 뒤테이의 <폴롱의 그림처럼>은 내게도 익숙한 샹송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말뜻을 알게 되어 좋았다. 레너드 코헨의 <첼시 호텔 두번째 버전>은 걸걸한 목소리에 기타를 연주하며 얘기하듯이 읊는 가사가 맘에 드는 곡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성당이 많은데 거기서 조용히 들을만한 얀 가바렉과 힐리어드의 <오피치움>, 그리고 청춘을 노래한 프랑수아즈 아르디의 <내 청춘이 떠나가네>도 음미할 만 하다. 첫 만남에서 명함을 던진 그리스인과의 만남도 인상적인 부분으로 이레네 파파스와 반젤리스의 <오래된 서정시> 앨범을 추천한다. 강원도 여행에는 김민기의 <봉우리>와 양희은의 <한계령>를 권하는데 양식만 먹다가 한식을 접하는 기분이라 많이 반가워서인지 <봉우리>를 두번 들었다. 여행에세이면서 음악을 소개하는 작은 책이기에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겠다.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를 들으며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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