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교실에 tv가 보급되어 ebs교육방송을 틀어주곤 했다. 반친구들이 그러하듯
나역시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를 좋아했다. 낙차 큰 커브와 떠오르는 직구, 한가운데 강속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낼때 우리는 환호했고 쉬는
시간도 모자라 선생님이 오시기 직전까지 tv를 몰래 봤다. 자율학습시간이라도 되는 날엔 누군가 살며시 망을 보고 짜릿한 시간을 보냈다. 승리의
기쁨과 실점의 아쉬움, 다른 타자나 투수들에 기대야 하는 상황에선 숨죽여봤다. 박찬호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인 20살에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미국생활을 시작해서인지 언어문제로 오해를 사고 다툼이 생기기도 했던 모양이다.
거침없이 영어로 외국인과 1시간의 수다를? 첫장은 얼굴정도는 아는 외국인이 거리나
사무실에서 다가오면서 'how are you?'라고 물었을때 우리는 'fine, thank you'라고 고정적으로 말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데 다른 멘트인 'can't be better'이나 'nothing better' 혹은 'how about you?' 등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대화는 그리 다이나믹하지 못하여 관심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가령 슬픈 일이 있어 'I'm so
gloomy'라고 하면 상대방은 당연히 물어보게 된다. 그럴 때 고민거리나 가족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영어 초심자를 위하여 길안내, 메뉴고르기, 화제 바꾸기, 이름과 나이, 날씨,
고향, 교통, 문화, 취미,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대화를 길게 이어가기 위한 질문과 이야기거리를 간단한 영어 문장과 한글로 설명해두어
자연스럽게 익히게 한 후 40여페이지 정도의 뒷부분에 실제 활용되는 예문을 실어 놓아 연습할 수 있다. 발음과 대화를 리드하는 기술, 요즘
떠오르는 외국인의 핫한 표현도 있으므로 도움이 된다.
몇몇 문장은 쉬웠고 여러 문장은 쉽게 생각이 안나서 정답지를 보고 '아, 그렇구나' 하기도
했는데 고민을 하고 끄적여보는 시간이 길수록 도움이 되었다. 스마트폰 통역 유틸의 발달로 수월하게 영어를 쓰는 날이 오겠지만 개성적이고
인간적인건 맞대고 생각하고 묻고 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미 알고 있고 여러 번 겪은 상황에서는 실수가 적고 자연스럽다. 영어와 친해지는데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해야겠다.